영국 BBC는 해당 시즌 잉글랜드 축구 상위 4개 리그 62개 클럽의 재무제표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18개 클럽이 1파운드를 벌어들일 때 입장료 수입은 20페니도 되지 않아 사실 관중 유치 노력은 직접적으로 구단 수익과 큰 관련이 없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렇게 관중 수입 없이도 세전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구단 수는 2015~16시즌 2개에서 다음 시즌 다섯 배로 늘었다. 본머스가 입장료 수입을 0으로 쳤을 때 세전 이익이 46만 파운드로 평가돼 세전 이익 규모로는 레스터시티(7603만 파운드)의 8분의 1 수준이었으나 중계권 수입 비중이 91%나 됐고 입장료 수입 비중은 3.8%에 그쳤다.
예를 들어 1만 1450명 밖에 들이지 못해 EPL에서 가장 작은 홈 구장을 운용했던 본머스는 당시 1억 3650만 파운드를 벌어들였는데 입장료 수입으로는 520만 파운드에 그쳤다. 1파운드 벌 때 입장료 수입은 4페니도 안 됐던 것이다.
그러면 그냥 팬들을 자동개찰구를 통해 경기장에 들여보내는 게 낫지 않을까? 축구 서포터 연맹의 말콤 클라크 의장은 “(팬들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고 싶다. 선수들과 감독들은 왔다가 떠나지만 우리는 늘 있다. 관중들이 있고 소음이 있고 원정 팬이 있고 그런 분위기가 있고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야 수지 맞는 TV 계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방송사로부터 많은 돈을 챙기기 때문에 팬들이 필요 없다고 할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매력적인 상품을 유지하려면 팬들이 필요한 것”이라며 “텅 빈 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본다면 얼마나 지루하겠느냐”고 되물었다.
EPL 사무국은 성명을 내 여러 클럽들이 해당 시즌 시작과 함께 원정 티켓 값을 30파운드로 낮추는 등 다양한 티켓 할인으로 “스타디움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럽들이 만들어내는 높은 수준의 축구가 팬들의 헌신과 어우러져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96%란 엄청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몇년 연속 비슷한 수준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또 당연한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하위 리그로 갈수록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일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맨유의 전체 수입이 5억 8100만 파운드였는데 챔피언십 23개 팀의 총액이 6억 9200만 파운드였다. 반슬리만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집계에서 빠졌을 뿐인데도 맨유 한 구단의 수입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