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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레즈 PK 실축, ‘지진 소년’ 실망시켰겠지만 페프는 ‘용기 대단’

마레즈 PK 실축, ‘지진 소년’ 실망시켰겠지만 페프는 ‘용기 대단’

임병선 기자
입력 2018-10-08 09:36
업데이트 2018-10-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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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프 과르디올라(왼쪽) 맨시티 감독이 7일(현지시간)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페널티킥을 실축한 리야드 마레즈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다독이고 있다. 리버풀 로이터 연합뉴스
페프 과르디올라(왼쪽) 맨시티 감독이 7일(현지시간)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페널티킥을 실축한 리야드 마레즈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다독이고 있다.
리버풀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안필드를 찾아 벌인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후반 41분 리야드 마레즈(27·맨체스터 시티)의 페널티킥(PK) 실축을 보고 누구보다 실망한 이가 있었을 것이다.

주인공은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강진이 덮쳤을 때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던 팔루의 인터넷 카페에서 가장 좋아하는 축구 팀인 맨시티의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시청하던 중 날벼락을 맞은 12세 소년 리츠키다. 그는 팔이 부러진 채로 이웃의 도움을 받아 잔해 더미를 헤치고 나와 목숨을 구했고 그리던 가족의 얼굴도 봤다.

리츠키를 인터뷰한 영국 BBC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마레즈란 답이 돌아왔다. 그 기자가 수소문해 마레즈가 카메라 앞에 서 리츠키의 빠른 쾌유를 비는 영상 편지를 제작했다. 마레즈는 6일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맨시티 구단의 모두가 리츠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아울러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셔츠를 함께 보낸다고 덧붙였다. 리츠키는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다며 빨리 입어보겠다고 했다.
BBC 홈페이지 캡처
BBC 홈페이지 캡처
리츠키에게 한껏 힘이 됐던 마레즈가 여덟 경기 무패를 나란히 달리던 ‘우승 후보’끼리의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PK를 크로스바 위 허공으로 날려보내고 말았다. 더욱이 킥을 성공했더라면 15년 만에 리버풀 원정에서 승리를 신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마레즈를 향해 오히려 용기 있게 도전했다며 “훈련 과정에도 늘 완벽한 슛을 보여줬다”며 감쌌다. 마레즈는 성공률 58%로 10차례 이상 PK를 차본 EPL 선수 가운데 후안 파블로 앙헬(당시 아스턴 빌라·5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어 “PK 실패는 축구에서 흔한 일이다. 경기에 이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지만, 축구는 원래 그런 것이다. (PK 실패는 잊고) 그저 다음 경기에 더 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제자를 격려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역시 “항상 맨시티를 만나면 격렬하고 믿기지 않는 시련을 맞는다. 전에도 말했듯이 어떤 격렬한 시기의 마지막 게임은 정말 힘들다. 시련은 갈수록 커진다. 그래서 오늘 우리 아이들이 해낸 것에 진짜 만족한다”고 말했다.

맨시티는 시즌 6승 2무(승점 2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반면 2위였던 리버풀은 에덴 아자르의 1골 1도움 활약을 앞세워 사우샘프턴을 3-0으로 누른 첼시와 역시 6승 2무 동률을 이루고도 골 득실(첼시 +13, 리버풀 +12)에서 뒤져 한 계단 내려앉았다. 아스널도 풀럼 원정에서 나란히 멀티 골을 터뜨린 알렉상드로 라카제트와 피에르 에머릭 오바메양을 앞세워 5-1 대승을 거둬 개막 2연패 후 6연승을 달리며 토트넘과 승점 18 동률이 됐으나 골 득실에서 앞서 4위를 차지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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