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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정감사] “기상청, 예보수준 개선보다 해체가 필요한 조직”

[2018 국정감사] “기상청, 예보수준 개선보다 해체가 필요한 조직”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8-10-15 14:23
업데이트 2018-10-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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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개혁에 버금가는 개혁이 필요한 기상청” “언제까지 장비탓만 할건가”

김종석 기상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5 jieunlee@yna.co.kr
김종석 기상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5 jieunlee@yna.co.kr
“기상청은 왜 항상 장비 탓만 하는가, 잘못이 없다는 이야기냐.”

“기무사 개혁에 버금가는 개혁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사람도 싹 갈아치워라.”

“기상청에 필요한 것은 예보수준 개선이 아니라 해체가 아닌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과 끊이지 않는 비리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첫 발언에 나선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여름 폭염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사상 최악의 폭염일 수 있지만 이 때문에 국민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며 “폭염을 예측하고 국민에게 알려 대비하도록 하는 주무부처인 기상청은 일을 잘 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포문을 열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올해 8월 말 한반도를 관통한 제19호 태풍 ‘솔릭’ 예측 실패를 사례로 들며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직장과 학교가 불필요하게 문을 닫는 등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했다”며 “기상청에 대한 국민의 평가 점수는 점점 박해져 ‘오보청’ ‘구라청’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도 “우리나라가 IT강국이면서 머리가 뛰어나고 재주가 많은 민족인데 유독 기상관측에서는 여타 선진국보다 약한 모습을 보인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상청에게 현재 급한 것은 오보 개선이 아니다”라며 “정부 기관 중에서도 청렴도까지도 최하위인 기상청은 조직진단부터 제대로 해서 기무사 개혁 수준으로 조직을 뜯어고쳐야 한다”라며 비리의 발본색원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도 “김의원께서 부드럽게 이야기하셨는데 솔직히 국민들의 생각은 기상청이 단순히 개혁이 필요한 조직이 아니라 해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김종석 기상청장은 “오보와 오차가 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장기예보는 단기와 달라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곤혹스러워 했다. 특히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자 김 청장은 굳은 표정으로 한동안 망설이다가 “오보청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청 내부에 비리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제보자를 왕따시키는 조직적 문화가 있다”고 폭로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서 “기상청이 리베이트 의혹을 내부제보한 직원에게 최하의 인사평가를 내리고 공사대금을 빼돌리고 리베이트를 요구한 직원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직원들이 내부고발할 수 있는 통로인 익명게시판을 직원들의 의견과는 달리 폐쇄조치한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제보자가 익명게시판에 상사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여러 차례 받았다는 내용을 익명게시판에 올리자 기상청은 익명게시판 자체를 폐쇄했다”며 “익명게시판 유지 여부에 대한 직원설문조사에서도 유지 결론이 났음에도 폐쇄한 이유는 뭐냐”고 따져물었다.

전 의원은 “리베이트 관련 내부감사를 해놓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덮은 적도 있다”며 “의원실에서 기상청에서 확인했더니 내부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상부기관인 환경부 감사실에 확인한 결과 내부감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기상청 내부적으로 공사 리베이트 관련해 전수조사를 하고 엄중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기상청에만 진상규명을 맡길 것이 아니라 국회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청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종석 기상청장은 “리베이트에 대한 내부제보를 듣고 범죄사항이라 판단하고 경찰에 수사의뢰했다”며 “덮으려고 했다면 수사의뢰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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