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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비리] 급식비로 술 사고 제사상 문어까지… 어린이집도 ‘비리 온상’

[사립유치원 비리] 급식비로 술 사고 제사상 문어까지… 어린이집도 ‘비리 온상’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8-10-17 23:46
업데이트 2018-10-18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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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구입해 원장집에 설치

교구 구매시 리베이트 수수 의혹도
2000곳 보조금 부정수급 집중 점검
“어린이집 비리도 심각”
“어린이집 비리도 심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보육지부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비리도 심각하다”며 보육시설 비리 근절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리를 저지른 사립유치원 실명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집에서도 적지 않은 비리가 횡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2000여개 어린이집에 대한 보조금 부정 수급 및 보육료 부당 사용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보육 1·2지부와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보육시설 비리 근절 대책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의 비리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이 고발한 사례에 따르면 아이들의 식자재를 구매해야 하는 돈으로 원장 개인 제사상에 올릴 문어를 사는가 하면 술을 사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어린이집 교사는 원장이 교구재를 구매할 때 리베이트로 금품을 받는 정황을 목격하기도 했고 보육 교직원을 허위로 올려 인건비를 유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식자재를 원아 수보다 많이 구입한 뒤 남은 것을 원장이 운영하는 또 다른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빼돌린 곳도 있었다. 식자재 목록에 술이나 아이들이 먹지 않는 것이 포함돼 있기도 하고 100g짜리 두부 22개를 교사를 포함해 123명이 간식으로 나눠 먹기도 했다. 교사들에게 들어온 빵 선물을 그날 아이들 오후 간식으로 주고 그날치 간식을 다음날로 미루는 경우도 있었고, 공기청정기 등을 구입해 원장집에 설치하고 감사가 나올 땐 수리를 보낸 것으로 입을 맞추기도 했다.

복지부는 오는 22일부터 12월 4일까지 전국 어린이집 2000여개에 대한 집중 점검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대표자 한 명이 어린이집을 두 곳 이상 운영하거나 회계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은 곳, 보육아동 1인당 급식비가 너무 많거나 적은 곳 등이 대상이다. 지난해 2만 4062곳을 점검한 결과 165곳의 어린이집이 보조금을 부정 수급했었다. 부정수급액이 300만원 이상인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복지부 홈페이지, 어린이집공개포털 등에 어린이집 이름과 대표자 및 원장 이름 등이 공개된다.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8-10-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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