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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한국 美 이란제재 예외국 인정 전망에 ‘안도’

정유업계, 한국 美 이란제재 예외국 인정 전망에 ‘안도’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1-05 15:06
업데이트 2018-11-0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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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의 예외국으로 인정받으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미국 정부는 5일 0시(미국 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재개되는 대이란 제재의 예외국 명단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한국이 예외국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정유사가 외국에서 수입한 원유로 만든 석유제품이나 석유화학제품은 이미 반도체·자동차 등과 함께 대표적인 수출 주력품목으로 꼽히며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이란 원유·석유화학 제품 등이 제재대상인 이번 2단계 대이란 제재의 예외국에 한국이 포함되는지에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이 예외국으로 인정받으며 수입이 허용된 이란산 원유 물량 규모가 대략 하루 평균 20만 배럴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예외국 인정으로 숨통이 트인 기업은 국내 주요 정유사 중에서도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에쓰오일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의 자회사(AOC)가 지분율 63.4%로 최대주주다. 즉, 제품 생산에 이란이 아닌 사우디산 원유를 사용한다.

GS칼텍스 역시 지분 구조상 GS에너지가 50%, 미국 정유사 셰브런이 나머지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다.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 등이 그동안 수입했던 이란산 원유는 대부분 초경질 원유인 콘덴세이트다.

같은 양이라도 일반원유보다 콘덴세이트에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나프타가 더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콘덴세이트는 나프타를 뽑아내는 데 최적화된 유종으로 업계에서 평가받는다.

최근 들어 국내 정유사들은 단순히 ‘기름 파는 회사’를 넘어 석유화학제품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에쓰오일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액 중 석유화학 사업이 포함된 비정유부문의 비중이 20%였고,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그 비중이 46%에 달할 정도였다.

정유사들이 앞다퉈 석유화학제품 생산 시설 투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간 콘덴세이트를 아프리카·호주·러시아·미국 등에서 수입해보는 등 구입처 다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란산만큼 안정적인 공급이 안 됐던 게 사실”이라며 “이란 수입 길이 막혔다면 대체 품목이 없어 걱정했었는데 예외국으로 인정받아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가 예외국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국제유가 급락으로 이어진 부분은 국내 정유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동안 국제유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던 이란산 원유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되며 국제유가가 급락했는데, 이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이익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소비가 늘고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료비를 뺀 값)이 증가할 수 있어 호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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