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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수료 1조 인하?… 셈법 다른 금융당국·카드업계

내년 수수료 1조 인하?… 셈법 다른 금융당국·카드업계

최선을 기자
입력 2018-11-06 01:28
업데이트 2018-11-06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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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신용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방안을 놓고 금융 당국과 카드업계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큰 틀의 인하 규모는 1조원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인하 대상과 범위에 대한 입장이 달라 최대 7000억원의 격차가 벌어져 진통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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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 수수료율은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으로 3년마다 재산정하고 있다. 카드 결제에 수반되는 원가와 카드사 수수료 수익을 따진다. 이번에 수수료율이 정해지면 내년부터 3년 동안 적용된다. 앞서 2015년 조정 당시에는 수수료 절감액이 6700억원으로 추산됐다.

금융 당국은 이번에 1조원의 수수료를 추가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이 해마다 수조원씩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만 아껴도 수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카드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부가서비스, 무이자할부, 광고선전 등 마케팅 비용으로만 3조 2459억원을 썼다. 지난해에는 6조 724억원을 지출했다.

금융위원회는 마케팅 혜택을 많이 보는 대형 가맹점이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소형 가맹점은 수수료를 적게 내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개편안에 담을 예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최근 “카드사가 수익보다는 외형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경쟁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이러한 방침에 힘을 실어 줬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 폭이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발표된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 소규모 신규 가맹점 수수료 환급제 등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수수료 인하액이 이미 7000억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1조원을 더 줄이면 내년에만 총 1조 70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다는 주장이다. 1조 7000억원은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수익(11조 6784억원)의 14.6%, 1조원은 8.6%에 각각 해당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07년 이후 11차례나 가맹점 수수료를 내린 영향으로 올해부터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큰 폭으로 낮추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도 “소상공인과 카드산업 모두가 공멸하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업계의 이러한 입장 차이 때문에 당초 이달 초로 예상됐던 인하 방안 발표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줄일지가 논의의 핵심이고 이달 중순에는 개편안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8-11-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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