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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나이트’ 지스타 공습… 국내 게임계 “한판 붙자” 도전장

‘포트나이트’ 지스타 공습… 국내 게임계 “한판 붙자” 도전장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8-11-15 17:54
업데이트 2018-11-1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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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8’ 개막

“‘포트나이트’가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영어 버전으로 게임을 해왔어요. 친구들에게 ‘포트나이트’를 열심히 알렸지만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은 친구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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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18’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대형 모니터로 PC 게임을 즐기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36개국 689개사가 2966개 부스로 참여해 신작을 대거 공개했다.  부산 연합뉴스
15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18’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대형 모니터로 PC 게임을 즐기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36개국 689개사가 2966개 부스로 참여해 신작을 대거 공개했다.
부산 연합뉴스
고등학교 2학년 이준혁(17)군은 15일 친구들과 함께 부산 벡스코(BEXCO)를 찾았다. 이날 개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8’에서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군과 친구들은 이날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에픽게임즈 부스를 찾아 게임 체험존에 줄을 섰다. 이군은 “‘배틀로얄’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보다 쉽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스타 2018을 계기로 포트나이트가 한국에 많이 알려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주최로 이날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은 ‘포트나이트 한국 상륙작전’이라 할 만했다.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로 유명한 미국 에픽게임즈의 글로벌 히트작 ‘포트나이트’는 지스타를 앞둔 지난 8일 PC방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스타에서 본격적으로 대대적인 신고식을 펼쳤다. 에픽게임즈는 한국에서의 마케팅을 본격화하기 위해 외국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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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1억명 ‘포크나이트’
이용자 1억명 ‘포크나이트’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출시한 3인칭 슈팅(TPS)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킨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으로 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개인 간 대결(PVP)을 그린 ‘배틀로얄’ 모드는 출시 5개월 만에 동시접속자 수 340만명을 기록하며 배틀그라운드가 세웠던 기록(320만명)을 갈아 치웠다. 이달 초에는 동시접속자 수가 83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1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가 선점한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생소한 게임이었다.

총 100부스 규모의 에픽게임즈 부스는 ‘포트나이트 놀이공원’을 보는 듯했다. 관람객들은 게임을 시작할 때 탑승하는 파란색의 ‘배틀버스’ 앞에서 사진을 찍고, 게임에 등장하는 ‘라마’ 모양의 로데오를 타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시연 공간에서는 PC와 플레이스테이션 4, 닌텐도,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각기 다른 기기로 함께 게임을 즐기며 포트나이트의 강점인 ‘멀티 플랫폼’을 체험할 수 있었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유명 게임방송 진행자와 프로 게이머들이 참여하는 게임 대결과 게임에 등장하는 댄스 공연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지스타’를 계기로 전 세계 2억명이 즐기는 포트나이트를 한국에 제대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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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자존심 ‘배틀그라운드’
토종 자존심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의 습격에 국내 게임업계도 방어에 나섰다. 특히 포트나이트라는 ‘맞수’를 만난 배틀그라운드가 전열을 정비했다. 지스타에서는 개발사인 펍지주식회사와 유통사인 카카오게임즈가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모바일 e스포츠 대회 등 풍성한 이벤트로 배틀그라운드의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포트나이트는 한국에 처음 출시되는 게임이라 가장 주목을 받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도 기존의 이용자들이 여전하다”면서 “두 게임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흥행 신작이 없어 실적 부진에 빠졌던 국내 게임업계는 넥슨과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모처럼 신작을 들고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넥슨은 올해 참가한 게임사 중 최대 규모인 300개 부스에서 신작 14종을 공개했다.

1996년 출시해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바람의나라’를 모바일에서 되살린 ‘바람의나라:연’을 비롯해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등 인기 온라인게임들을 모바일로 옮겨와 선보였다. 넥슨의 야심작인 대형 모바일 MMORPG ‘트라하’도 베일을 벗었다. 넷마블도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 2’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등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과 모바일 최초의 배틀로얄 MMORPG인 ‘A3:스틸 얼라이브’가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받았다. 중국과 대만, 일본, 베트남 등의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지스타를 찾아 한국 게임사들의 신작을 살펴봤다. 특히 중국에서는 2년 가까이 한국 게임의 판호(유통 허가권)가 발급되지 않아 한국 게임의 출시가 원천 차단된 상황임에도 텐센트와 알리바바게임즈 등 중국 게임사 및 게임 유통사 관계자들이 한국 게임사들의 부스를 유심히 둘러봤다. 한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의 게임 교류가 오랫동안 이어져 와서 한국의 게임 신작에 대한 중국 업계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면서 “한국 게임의 트렌드와 신작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스타 2018의 전장은 게임을 넘어 클라우드로 확장됐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게임사들의 수요를 잡기 위해 대거 지스타를 찾았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클라우드 통합 솔루션인 ‘토스트’를 앞세웠다. 토스트의 서비스 중 하나로 이날 처음 공개된 게임 플랫폼 ‘게임베이스 2.0’은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게임센터 등 글로벌 마켓의 표준 인증 및 결제, 운영, 분석 도구 등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은 게임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상품 ‘게임팟’을 내놓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텐센트의 ‘텐센트 클라우드’, SK㈜ C&C의 ‘클라우드제트(Z)’ 등도 국내 게임업계와의 접점 넓히기에 나섰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게임 이용자가 폭증했을 때 서버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매출 분석과 소비패턴 분석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안정적인 게임 운영에 필수”라면서 “대형 게임사를 넘어 중소 및 인디개발사들 사이에서도 점차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8-11-16 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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