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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 ‘명예 해군중령’ 진급하지만…닥터헬기 “시끄럽다” 민원 여전

이국종 교수 ‘명예 해군중령’ 진급하지만…닥터헬기 “시끄럽다” 민원 여전

오세진 기자
입력 2018-11-20 09:03
업데이트 2018-11-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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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24 연합뉴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24 연합뉴스
7년 전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석해균 선장과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로 귀순한 오청성씨의 생명을 살린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명예 해군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한다.

해군 관계자는 20일 “다음 달 3일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진급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당한 석해균 당시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살려낸 공로로 2015년 7월 해군 홍보대사에 위촉되면서 명예 해군대위 계급장을 받았다.

이후 임무 수행 중 다친 해군 장병을 헌신적으로 치료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4월 명예 해군소령으로 진급했다. 지난 1월에는 한·미연합 환자후송훈련 참가 등의 공로로 ‘명예 합참인’에 위촉되기도 했다.

2016년 한·미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당시에는 대량 전·사상자 후송 훈련에 참여한 적도 있다. 당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훈련 현장인 아주대병원을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5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정경두 당시 합참의장(현 국방장관)이 ‘명예 합참인’으로 위촉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에게 합참 휘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2018.1.25 합참 제공.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1월 25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정경두 당시 합참의장(현 국방장관)이 ‘명예 합참인’으로 위촉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에게 합참 휘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2018.1.25 합참 제공. 연합뉴스
이 교수는 공식 행사 때마다 해군 장교 정복을 입고 참석한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오창성씨의 목숨을 살린 이 교수와 오씨를 구조한 한·미 장병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도 이 교수는 해군 정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이 교수는 1992년 해군에 입대해 갑판병으로 근무했다. 입대 당시 아주대 의대 4학년이었던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한때 제적 신청을 했었다.

그러나 군 생활에서 배운 ‘뱃사람 정신’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의사의 길을 계속 걷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2003년부터는 주한미군 중증외상환자 치료를 전담해 미국 백악관으로부터 2차례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또 2007∼2008년 영국 로열런던병원 연수 기간에는 영국 해군 군의관들과 함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투에서 다친 영국군 장병을 치료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당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부상 정도와 회복 상태 등을 설명하다 국내 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에 얘기하고 있는 모습.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사진은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당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부상 정도와 회복 상태 등을 설명하다 국내 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에 얘기하고 있는 모습.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그러나 이 교수가 헌신하는 응급의료 현실은 열악하기만 하다. 응급 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무전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현재 닥터헬기(응급의료 전용헬기)가 배치된 지역은 국내에 단 6곳에 불과하다. 또 응급헬기가 시끄럽다면서 헬기장을 폐쇄하라는 민원이 여전히 빗발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 교수는 응급헬기 운용의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해 여러 차례 호소했다. 지난달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도 출석해 “영국에서는 럭비 경기 중에도 경기를 끊고 응급헬기가 환자를 구조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관공서 잔디밭에 내려앉아도 안 좋은 소리를 한다”면서 “소음 때문에 헬기장을 폐쇄하거나 방음벽을 설치하라는 민원이 들어오는데, 이런 나라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토로했다.

닥터헬기 때문에 시끄럽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사회,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개선되지 않는 응급의료체계에 대해 절규하다시피 한 이 교수는 “의원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말을 이어갔다.

“의원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의원님들이 이 힘든 의정 활동을 하면서 구축하고자 하는 세상은, 우리가 진정한 선진사회 내지는 국민 생명이 정말 존중받는,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구축하려면 이런 것들이 해결돼야 합니다. 의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중략) 저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의료진들과 소방대원들, 항공대원들이 의원들의 여러 입법 활동을 통해 보조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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