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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변함없는 동반자”… 실리 택한 트럼프

“사우디는 변함없는 동반자”… 실리 택한 트럼프

최훈진 기자
입력 2018-11-21 22:26
업데이트 2018-11-2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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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살인사건 배후는 빈 살만 왕세자”

보고받고도 사우디 왕실 제재 않기로
“러·中에 무기 구매 큰 손 못 뺏겨”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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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를 사면하노라”
“칠면조를 사면하노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행사에서 ‘피즈’(완두콩)라는 이름의 칠면조에 대해 사면을 선언하고 있다. 1947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때부터 이어져 온 전통으로, 미 대통령에게 사면받은 칠면조는 식탁에 요리로 오르지 않고 버지니아공대의 사육장에서 여생을 보낸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미국이 우선(아메리카 퍼스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미국에 4500억 달러(약 508조원)를 투자하는데, 관계를 단절하면 러시아와 중국에 미국이 직접 멋진 선물을 주는 꼴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구술 성명을 통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 대해 “그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어떤 경우든 간에 우리는 사우디와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며 미국은 사우디의 변함없는 동반자로 남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승인했다는 결론을 내린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17일 제출한 보고서를 미국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은 석유수출기구(OPEC)가 다음달 6일 공급량을 결정하는 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앞서 원유 생산량의 감산을 공표한 사우디를 달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대미(對美) 투자를 약속한 4500억 달러 중 1100억 달러는 미 방위산업체로부터 무기장비를 구입하기로 했다면서 동맹 관계를 단절하면 그 이익이 러시아와 중국에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미국산 무기 구매의 ‘큰손’인 데다 중동의 맹주 격인 사우디는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우리가 사우디와의 관계를 단절한다면 기름값이 지붕을 뚫고 치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CNBC 방송은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저유가를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사우디에 의존하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잘 나타난다”고 풀이했다.

사우디와 일부 산유국은 OPEC회의를 앞두고 하루 원유 생산량을 100만~140만 배럴씩 감산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8-11-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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