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증후군이라는 질병 인정을”

입력 : ㅣ 수정 : 2019-03-15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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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학회, 패러다임 전환 주문
“정부의 개별 질병에 대한 인정 여부를 가칭 ‘가습기살균제증후군’(HDS)으로 정의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의 의뢰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한국역학회는 14일 피해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정부가 인정하는 피해질환과 실제로 피해자들이 진단받은 질환 간 차이가 너무 커 ‘가습기살균제증후군’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폭넓게 피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역학회는 가습기 살균제로 여러 가지 병을 앓는 피해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습기살균제질환 치료연구 통합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비슷한 증상이 반복돼 입원할 때가 많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 성인 피해자의 40.2%, 아동 피해자의 67.1%가 한 차례 이상 병원 입원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의 울분을 달래기 위해 정신건강 서비스와 개인회복프로그램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증 울분 집단 피해자들은 과거의 사고를 고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뒤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들에게 이 일은 고통스런 기억으로 남아 있다.

특별법에 따라 마련된 기금 지원에 따른 배·보상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와 기업이 운영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특별구제계정 금액은 1250억원(최대 2000억원 한도)이 모였다. 그러나 이는 치료비 본인부담금과 간병비용 등을 합친 실제 피해의 극히 일부만을 보전할 수 있다.

한국역학회는 가습기 살균제 물질과 발생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는 ‘피해보상 프레임’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낙인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해자들은 한국역학회와의 인터뷰에서 “피해보상 프레임은 고립과 간과, 배제 같은 추가적 정신 피해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19-03-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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