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20대 남성, 모스크서 49명 사살…‘테러 생중계’ 충격

입력 : ㅣ 수정 : 2019-03-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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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격사건으로 49명 사망·20명 부상
범인 28세 호주시민…‘극우 테러리스트’
사전에 선언물 올리고 테러 장면 생중계
뉴질랜드 총격사건 15일 총기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모스크 밖에서 사람들이 전화통화를 하며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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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총격사건
15일 총기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모스크 밖에서 사람들이 전화통화를 하며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지 AP 연합뉴스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모스크) 2곳에서 15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49명이 사망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범행 전 과정을 생중계하고 “이민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선언문까지 올려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이날 총격이 일어나기 직전 트위터를 비롯해 사진을 자유롭게 게재하는 사이트인 ‘에잇챈’(8chan)에는 73쪽 분량의 반이민 선언문이 올라왔다. 이날 사건 직후 뉴질랜드 경찰에 의해 체포된 남성 3명, 여성 1명 등 4명의 용의자 중 한명인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가 올린 것으로, 그는 선언문을 통해 자신이 가진 불만, (테러 장소로)해당 이슬람 사원을 선택한 이유, 브레이비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내용 등을 상세히 알렸다. 브레이비크는 2011년 노르웨이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 캠프에 침입, 총기를 난사해 모두 77명을 숨지게 한 인물이다.

선언문에 따름면 태런트는 2년 동안 공격을 계획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 구체적으로 후보지를 물색했다. 애초 다른 지역의 이슬람 사원을 표적으로 계획했으나 ‘훨씬 더 많은 침략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번에 범행을 감행한 사원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침략자들에게 “우리의 땅은 결코 그들의 땅이 될 수 없고, 우리의 고국은 우리 자신의 고국”임을 보여주기 위해 공격하기로 했다며 “한 명의 백인 남성이라도 살아있는 한 그들은 결코 우리의 땅을 정복할 수 없으며 우리들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 총기사건 피해자 15일 총기사건으로 인해 부상당한 한 남성을 응급구조대원들이 병원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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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총기사건 피해자
15일 총기사건으로 인해 부상당한 한 남성을 응급구조대원들이 병원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지 AP 연합뉴스

태런트가 올린 게시물에는 페이스북 계정 링크와 함께 이 계정을 통해 이슬람 사원을 공격하는 생방송이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도 담겼다.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브 영상 속엔 그가 차에 소총을 싣고 사원으로 이동한 뒤 총을 들고 사원에 들어가 눈에 보이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원 밖에서도 총격을 가하던 그는 몇 분 후 건물을 빠져나와 다시 운전대를 잡고는 “(총을) 겨냥할 시간도 없었다. 타깃이 너무 많았다”고 혼잣말을 했다. 차량 안엔 여러개의 소총들이 있었으며 소총마다 전직 군 장성들과 최근 총기 난사를 일으킨 인물들의 이름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사건 당시 범행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이날 오후 1시 45분쯤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이 사원에 들어오는 것을 봤고 이어 29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군인 복장을 하고 자동 소총을 든 남자가 사원으로 들어와 무작위로 사람을 쐈다고 말했다.
중무장한 경찰 병력들 15일 총기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모스크 밖에서 경찰들이 무장한 채 추가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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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무장한 경찰 병력들
15일 총기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모스크 밖에서 경찰들이 무장한 채 추가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AP 연합뉴스

총격 사건 발생 후 크라이스처치의 모든 학교와 의회 건물이 봉쇄됐다. 뉴질랜드 경찰은 태런트를 비롯해 체포된 용의자 관련 차량에서 많은 양의 폭발물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라며 “치밀하게 계획된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이어 “이번 사건으로 직접 영향을 받을 사람들 중 다수가 이민자 또는 난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동해안 캔터베리 평야 중앙에 위치한 뉴질랜드 3대 도시로 이른바 ‘정원도시’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 현재까지 접수된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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