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 중 단 3.3시간… 막노동·청소부만 보이는 부실 노동교육

입력 : ㅣ 수정 : 2019-04-2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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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티슈 노동자 입니다] 10대 노동 리포트 <3>우리에겐 참 노동교육이 필요하다
중·고교 교과서 25종 전수분석

단원비율 0.03%… 노동교육 찬밥신세
초교 사회교과 성취기준에는 단원 ‘0’
중학교 2.2시간… 고1도 고작 1.1시간
경기 고양중 1학년 학생들이 노동인권 수업에 앞서 ‘노동자’라는 단어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표현한 그림. 학생들은 “더럽혀진 옷, 땀에 젖고 그을린 얼굴, 어두운 표정의 사람들이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청림중 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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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고양중 1학년 학생들이 노동인권 수업에 앞서 ‘노동자’라는 단어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표현한 그림. 학생들은 “더럽혀진 옷, 땀에 젖고 그을린 얼굴, 어두운 표정의 사람들이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청림중 교사 제공

현행 교육과정상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칠 때까지 노동교육을 받는 정규수업 시수는 약 3.3시간(교시)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학교와 교사의 의지에 따라 교육 시간이 조금 늘어날 수는 있지만, 성인이 되면 하루 10시간 안팎 일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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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은 25일 전국사회교사모임, 송태수 고용노동연구원 교수와 함께 2015개정교육과정 내용과 중·고교 사회·경제 관련 교과서 25종(사회교과서 16종, 고등학교 통합사회 5종, 경제교과서 4종)을 전수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노동교육 시간을 추산하기 위해 우선 전체 교육과정 성취기준(교사가 수업 때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 중 노동이 포함된 단원의 비율을 뽑았다. 0.03%였다. 이 비율을 초·중·고교 총수업시수(1만 418시간)에 곱하니 10년간 약 3.3시간만 노동에 대해 가르친다는 계산이 나왔다. 고2·3학년 때는 사회가 선택과목이어서 분석 대상에서 뺐다. 모든 교과서는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토대로 집필된다.

초교 사회교과 성취기준에는 노동에 대해 가르치는 단원이 전혀 없었다. 중학교 성취기준에는 ‘헌법에 보장된 근로자의 권리를 이해하고, 노동권 침해 사례와 구제 방법을 조사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 내용을 가르치는 수업시수는 2.2시간에 불과했다. 또 고1 때도 교과 성취기준으로 1.1시간만 가르치면 됐다.

신성호 전국사회교사모임 연구위원은 “교사들이 과목·분야별 수업시수를 정확하게 따르는 건 아니지만 교과서에서 어떻게 언급되느냐에 따라 수업 시간이나 가르치는 내용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면서 “현행 교육과정상 노동교육에 3.3시간밖에 들이지 않는다는 수치가 노동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희박한 관심도를 보여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성취 기준만으로 노동교육 시간이 3.3시간이라고 단정 짓긴 어렵고 교육과정 외에 범교과학습 때도 인권 교육을 하고 있어 이를 합치면 노동교육 시간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9-04-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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