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오판 말아야... 북한은 美대선에 큰 변수 못돼”

입력 : ㅣ 수정 : 2019-06-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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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반도 전문가들 “北, 트럼프 압박해도 양보 안 할 것”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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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정상회담을 가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핵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협상 시한으로 연말을 제시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공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외교 성과를 거둬야 하는 트럼프 정부가 기존의 ‘선(先)비핵화 후(後)제재완화’ 입장에 다소 변화를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이달 5일까지 공동으로 진행한 한미언론교류 프로그램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워싱턴 DC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 문제는 미국 대선에서 큰 변수가 되지 못하며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압박을 통해 미국이 양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미국은 그렇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대선에서 북한 문제가 그리 큰 이슈가 아닌데, 북한이 이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비난한 것도 어리석은 행보”라며 “누가 당선이 되든 김 위원장은 새로운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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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특별히 북한 이슈에서 성과를 거둬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크게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뽑을 사람은 뽑을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경기 호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 성과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작은 무기’로 의미를 축소한 것으로 볼때 북한에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지 않아 북한이 추가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으나 미국이 북한이 예상한 것과 정반대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선과는 별개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하면 아주 긴장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데해 트럼프 대통령이 괜찮다고 했지만, 다음번에는 다를 수 있다. 북한은 이런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니 로이 미국 동서센터 선임연구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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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 로이 미국 동서센터 선임연구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데니 로이 미국 동서센터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대미 압박 차원에서 내년 초에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더 나은 제안을 해주거나, 다른 합의를 해줄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예전의 적대관계로 돌아가자고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로이 연구원은 “북한이 계속 압박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하면 미국 내 입지가 좋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미국으로서는 (북한에) 추가 제안을 내놓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정상간 톱다운 방식에 크게 의존했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패 원인을 분석했는데, 워킹 레벨에서 충분히 대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준비가 안 됐고 양 정상이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미뤘던 점이 오히려 문제가 됐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들이 이끄는 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은데, 한국이 북미 간 물밑작업을 돕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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