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 받고 ‘강온전략’ 나선 美… 대화의지 내비치며 제재 공조

입력 : ㅣ 수정 : 2019-06-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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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화 제스처 등 기대감 속에도
비건, 안보리 이사국과 비공개 회동
“北 정제유 취득 상한 넘었다” 경고장
안보리, 대북 정유제품 수출 중단 요구

당사국 자격 조태열 주유엔 대사 참석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연합뉴스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공개 이후 북미 대화 재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대북 제재 유지를 위한 단속에 나서는 대북 ‘강온 전략’에 나섰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2일(현지시간) 뉴욕 주유엔 미대표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상임이사국 등과 비공개 회동에 나섰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얘기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와 김 위원장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이희호 여사 별세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한 점을 언급하며 “긍정적 시그널로 본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한반도 문제 당사국 대표로 이날 회동에 참석한 조태열 주유엔 대사는 “비건 특별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앞으로 (북한과의) 협상 전망과 관련해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또 앞으로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등에 대해 일반적인 의견 조율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전반적인 북미 현황뿐 아니라 대북 제재도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북미 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가 느슨해질 것을 우려한 미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일부 국가에서 대북 제재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비건 특별대표의 이날 유엔 안보리 이사국 비공개 회동은 대북 제재 누수를 막고 공조하려는 미 정부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지난 11일 미 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북한이 불법 해상 환적으로 제재 상한선(연간 50만 배럴·약 6만 3000t)을 초과한 정제유를 취득했다’고 비난하는 문서를 제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주도로 호주,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이 공동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서에는 ‘북한이 올해 정제유를 79차례 불법 환적해 상한선인 50만 배럴을 넘겨 안보리 제재를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안보리 대북제재위가 나서 북한 제재 위반에 대한 유엔 회원국들의 경계 강화뿐 아니라 정유제품의 추가적인 대북 수출을 중단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보리 관계자는 “북한은 체계적으로 제재를 피하며 사실상 이를 무력화하려 한다”면서 “추가 제재 전 현행 제재 이행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6-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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