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극할라… 트럼프 “홍콩 시위 잘 풀어야” 팔짱

입력 : ㅣ 수정 : 2019-06-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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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함께 잘 해결 바란다” 유보적 입장…시진핑과 무역협상 의식해 편들기 자제
美국무부의 “中 송환법 반대”와 온도차
英·獨·EU도 “시민 권리 우선” 우려 표명


홍콩 시위대·경찰 충돌로 최소 72명 부상
도로 한복판에 앉은 홍콩 시위자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가 벌어진 12일 밤 홍콩의 중심부 하코트로 위에 한 시위자가 정좌해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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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한복판에 앉은 홍콩 시위자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가 벌어진 12일 밤 홍콩의 중심부 하코트로 위에 한 시위자가 정좌해 있다.
AFP 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발해 홍콩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함께 잘 해결되길 바란다’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9일 일어난 홍콩 시위에 관해 “시위를 하는 이유를 이해한다”면서도 “중국과 홍콩을 위해서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거리 시위대 규모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중국과 시위대 중)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을 회피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 국무부의 분명한 입장과는 온도차가 있다. 앞서 지난 10일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국 당국이 개인을 본토로 인도하도록 요구할 수 있게 된다”면서 “홍콩 시민의 우려에 미국은 공감한다”고 브리핑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역시 시위가 일어나기 전 해당 법안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국제사회 의견도 미국 국무부 공식 입장과 비슷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 하원 총리 질의응답에서 “홍콩에 많은 영국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안의) 잠재적인 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대외관계기구도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며칠 동안 홍콩 시민은 기본권과 자유롭고 평화롭게 집회·표현할 권리를 주장해 왔다”면서 “이런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 역시 홍콩 당국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표현을 하지 않는 데 대해 AP는 “미국과 중국이 깨진 회담의 파편을 줍고 있다”고 표현했다.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를 자극할 만한 발언을 조심한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중국과 거래를 성사시킬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각 외신은 홍콩에서 지난 12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 최소 72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3일에도 “시위대가 위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했다”면서 “시위는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폭동으로 변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람 장관은 앞서 연기된 법안 심의를 강행하겠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당국은 심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9-06-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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