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시장경제 침해” vs “영리추구 막은 적 없다”

입력 : ㅣ 수정 : 2019-06-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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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공개변론서 치열한 공방
중소상공인협회 ‘일괄 인상’에 헌법소원
협회 “중기 보호 없이 사기업 통제는 위헌”


고용부 “대타협기구 기술적 판단 내려
소득 분배 위한 정책적 고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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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위헌으로 볼 수 있을까. 1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확정된 최저임금이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헌법 조항에 위배되는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고용노동부의 ‘2018·2019년 최저임금 고시’가 각각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낸 중소상공인협회의 대리인은 이날 “과거 인상률이 3~8% 범위였던 것에 비해 지난해와 올해는 그 두 배 이상이 연속으로 대폭 인상돼 중소상공인들의 경영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됐다”고 호소했다. 고용부는 2017년 7월에 전년 대비 16.4% 인상된 7530원을 2018년도 최저임금으로 고시했고, 지난해 7월 다시 10.9% 오른 8350원을 2019년도 최저임금으로 고시했다.

협회 측은 “임금은 최종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계약에 의해 결정되는 게 원칙인데 국가가 직종별 차이나 산업구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자유 시장경제를 표방한 헌법 119조 1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가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헌법 123조 3항과 사영기업의 경영을 통제·관리할 수 없다는 126조를 어겼다고도 덧붙였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중소상공인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협회 측 참고인으로 나온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제적 약자들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박탈됐고 사업자들의 영업권과 재산권을 보호할 시간적 여유마저 주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용부 측은 “최저임금의 결정은 노사 양측이 포함된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다양한 주장과 경제지표를 모두 조사한 뒤 결정된 매우 기술적 판단”이라면서 “정부는 2018·2019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지원책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상공인들의 기업의 자유를 제한할 순 있어도 저소득층의 소득 수준 향상과 소득 분배를 추구한 만큼 최소침해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반박이다. 또 “최저임금 지급으로 영리 추구라는 사기업 본연의 목적을 포기할 것을 강요받거나 기업 활동의 목표를 전환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국가의 사기업 통제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추진 과정에서 최저임금을 이전보다 높일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던 것 아닌가”라는 이종석 헌법재판관의 질문에 정부 측 대리인은 “저임금 노동 비율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소득 분배에 대한 고려가 다른 해보다 높았고 정책적 고려가 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정부도 최근 속도 조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9-06-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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