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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김현종과 불화설 부인하지 않겠다”… 이례적 공개 시인

강경화 “김현종과 불화설 부인하지 않겠다”… 이례적 공개 시인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9-16 22:18
업데이트 2019-09-1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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康, 외통위 회의서 소문 속 사실 일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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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 장관이 외통위에서 “김 차장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외교가에서는 소문으로 돌던 둘 간의 불화설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 장관이 외통위에서 “김 차장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외교가에서는 소문으로 돌던 둘 간의 불화설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4월 文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 때 언쟁
金, 외교부 직원에 문건 작성 문제로 호통
康 “소리치지 말라” 항의 후 영어로 싸워
金, 장관설까지 나돌면서 불화설은 증폭
7월 비건 방한 때 靑 아닌 외교부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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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김현종(오른쪽) 국가안보실 2차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외통위에서 “김 차장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외교가에서는 소문으로 돌던 둘 간의 불화설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김현종(오른쪽) 국가안보실 2차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외통위에서 “김 차장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외교가에서는 소문으로 돌던 둘 간의 불화설이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언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 소문으로 돌던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에 대해 강 장관이 일부 인정하는 발언을 한 셈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 차장과 4월에 대통령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김 차장이 외교부 직원을 불러다 혼냈고, 두 분은 싸우다가 나중에 영어로 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묻자 강 장관은 부인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현직 장관이 정부 내 불화설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외교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강 장관과 김 차장이 문 대통령의 중앙아 3개국 순방 당시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을 두고 충돌했다. 김 차장은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에 대해 맞춤법 등을 문제 삼으며 외교부 직원을 불러 큰 소리로 질책했고, 이에 옆에 있던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항의하면서 두 사람은 언쟁을 벌였다. 말싸움이 본격화하자 두 사람 중 한 명이 “영어로 하자”고 했고, 이에 영어가 능통한 두 사람은 영어로 격한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은 김 차장이 지난 2월 청와대에 입성하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불화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는 소문이 엇갈린다. 김 차장이 강 장관을 ‘패싱’하고 외교부 직원을 청와대로 호출해 직접 보고를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강 장관이 발끈했다는 얘기가 있는 반면 외교부에서 국가안보실로 올라오는 보고서에 오타와 비문(非文)이 난무하고 언론에 이미 나온 정보 아닌 정보가 담겨 있어 김 차장이 외교부 공무원들의 무성의에 대해 반감을 품게 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외교 소식통은 “강 장관 부임 이후 재외 공관장의 갑질과 성비위가 끊이지 않은 데다 청와대나 국회로 가는 외교부 보고서가 너무 무성의하게 작성돼 있어 강 장관이 외교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청와대와 여당 내에 팽배하다”며 “일 욕심이 많은 김 차장이 참지 못하고 외교관들을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기에 김 차장의 차기 외교부 장관설까지 나돌면서 불화설은 증폭됐다. 김 차장이 지난 7월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지난달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청와대가 아닌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것을 놓고 차기 장관 부임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정 의원은 “김 차장은 정무적 외교전문가가 아니고 변호사 출신의 통상전문가인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리스키(위험스러운)한 인물이고 노멀(정상적)하지 않다”며 “외교부 직원 사이에서 강 장관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후임 장관으로 김 차장이 올까 봐 그런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에 강 장관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웃었다.

정 의원이 “(김 차장은) 국가 이익을 수호해야 할 고위공직자로서 자격 있는 인물인지 매우 의문시된다”고 비판하자 강 장관은 “동료 고위공직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 그렇다”고 답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9-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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