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흑인女대통령 꿈 꾼 해리스, 흑인들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흑인女대통령 꿈 꾼 해리스, 흑인들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9-12-05 22:28
업데이트 2019-12-06 01: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폴리티코 “美 수용성 흑인 여성에 못 미쳐” 바이든 “러닝메이트로 함께할 의향 있어”

이미지 확대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 AFP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
AFP 연합뉴스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을 꿈꾸던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경선을 포기한 것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자금력 부족을 이유로 밝혔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 사회가 아직 흑인 여성 대통령을 수용할 준비가 안 됐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소위 ‘빅3’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럴 의향이 있다. (해리스 의원은) 언젠가 대통령, 부통령이 될 수 있고 대법관, 법무장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해리스의) 포기 소식을 듣고 충격받았고 뒤섞인 감정이 들었다. 그녀는 일류 지식인이자 진짜 경쟁자였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이 지난 6월 1차 민주당 TV토론회에서 흑인 여성으로서 겪은 어린 시절의 차별을 언급하며 백인 남성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녹다운시켰던 것을 감안하면 그도 해리스 의원의 잠재력을 인정한 셈이다.

해리스 의원은 인도계 어머니, 자메이카계 아버지, 여성 정치인, 올곧은 검찰 등의 이미지로 세몰이를 했다. 흑인 여성 중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역임했고, 두 번째로 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검찰총장 시절 다국적 조직폭력단을 기소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율은 떨어졌다. 해리스 의원은 불출마 변으로 “난 억만장자가 아니다”라며 자력으로 선거 캠페인을 이끌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1차 TV토론회의 선전으로 하루 만에 약 200만 달러(약 24억원)의 후원금이 모이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저조했다는 것이다. 소위 ‘돈의 전쟁’으로 불리는 미국 대선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셈이다.

폴리티코는 이날 해리스 의원이 흑인 표심을 얻지 못한 것도 한계로 꼽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흑인 표가 집중됐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조차 부진했다는 것이다. 해당 주의 조니 코데로 민주당 블랙코커스(흑인의원모임) 의장은 “흑인 후보는 흑인이기 때문에 흑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중요한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일부 흑인 유권자는 흑인 여성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사회적 수용성이 흑인 여성 대통령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편 해리스 의원은 이날 흑인 여자아이를 안고 ‘언젠가 대통령에 도전할 거니?”라고 묻는 짧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이번 경선 중단이 도전의 끝은 아님을 시사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9-12-06 11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