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 쓴소리한 금태섭’=배은망덕?…한문 시험문제 논란

입력 : ㅣ 수정 : 2019-12-0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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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정치적 편향성 우려” 문제 제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소재로 출제된 고등학교 한문 시험 문제가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소재로 출제된 고등학교 한문 시험 문제가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장제원 아들 음주운전 심경=유구무언’도 논란
해당 교사 “정치적 의도 없었다” 학생들에 사과
학교 측 “조사 결과 창의적으로 출제하려 한 것”

한 고등학교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소재로 출제된 한문 문제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8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여수의 한 고교 한문 교사는 최근 2학기 기말고사에서 ‘조국 제자 금태섭 언행 불일치’라는 신문 기사를 예문으로 제시했다.

이 기사는 인사청문회 당시 조국 후보자를 옹호하던 더불어민주당의 여타 의원들과 달리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유독 ‘언행 불일치’, ‘동문서답식 답변’ 등 쓴 소리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금태섭 의원이 서울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당시 지도교수가 조국 후보자였던 점 때문에 조국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정답 보기로 백년대계(百年大計), 배은망덕(背恩忘德), 백년하청(百年河淸), 결초보은(結草報恩), 목불인견(目不忍見) 등이 제시됐는데, 이 중 정답은 ‘은혜를 배신하고 베풀어 준 덕을 잊는다’는 뜻의 ‘배은망덕’으로 채점됐다.

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안도 출제됐다.

문제에는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장제원 의원의 심경에 해당하는 사자성어를 물었고, 정답은 ‘유구무언(有口無言)’이었다. ‘입은 있지만 할 말이 없다’는 뜻이다.

그밖에도 ‘국민 10명 중 8명은 국회의원에게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는 데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기사를 지문으로 제시한 뒤 ‘여론이 바라보는 국회의원에 대한 시각으로 가장 적절한 사자성어’를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교사가 정한 답은 ‘무위도식(無爲徒食·하는 일 없이 오로지 먹기만 한다)’이었다.

이러한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시험 문제 논란에 해당 한문 교사는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불편한 마음을 줬다”며 지난 6일 시험을 본 2학년 교실을 찾아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학교 측은 교사들로 구성된 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한문 교사로부터 출제 의도를 들었다.

도교육청도 담당자를 해당 학교에 보내 경위 파악에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한문 수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창의적으로 문제를 내려고 한 것 같다”며 “회의 결과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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