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챔피언십 오늘 부산서 개막
18일 정치 갈등의 골 깊어진 한일전1985년 중국판 훌리건… 홍콩과 앙숙
민주화 시위로 예민한 때 진검 승부
10일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파울루 벤투(맨 위)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니게임으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울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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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홍콩의 ‘축구 전쟁’도 이에 못지않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이양된 뒤에도 홍콩과 중국은 두 개의 축구협회 아래 엄연한 A매치 상대로 존재했다. 두 나라가 첫 A매치를 가진 건 1978년이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한 해 앞둔 1985년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최종전에서 만난 중국과 홍콩은 이른바 ‘5·19사건’으로 한국과 일본 못지않은 ‘앙숙’의 길을 걷게 된다.
역사는 돌고 돈다. 당초 ‘송환법 반대’에서 ‘홍콩 민주화’로 불길이 확산돼 더 예민해진 중국과 홍콩이 축구장에서 만난다. 물론 그동안 두 나라 간 A매치가 없었던 건 아니다. 홍콩과 중국의 역대 전적은 13승5무3패로 중국이 월등히 앞선다. 2015년 11월 17일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2라운드 조별리그 C조에서 맞붙었던 게 마지막 대결이었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중국이 75위, 홍콩이 139위다.
10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올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은 이 때문에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등 4개국이 풀리그로 벌이는 단출한 대회지만 경기마다 물러설 수 없는 축구 이상의 각 나라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대회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아베 신조 정권의 ‘몽니’ 때문에 갈등의 골이 더이상 깊어질 수 없는 한국과 일본의 최종전이 열린다. 앞서 오후 4시 15분에는 4년여 만에 다시 만나는 중국과 홍콩의 경기가 킥오프된다.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은 벌써부터 들썩거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9-12-10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