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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보 숨기는 사이 우한폐렴 전세계로… 확진 나흘새 10배 껑충

中 정보 숨기는 사이 우한폐렴 전세계로… 확진 나흘새 10배 껑충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1-22 18:02
업데이트 2020-01-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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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서 첫 확진 일주일 만에 美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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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손 소독제 부족
마스크·손 소독제 부족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400명을 넘어선 22일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한 약국에서 주민이 병원균 차단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현재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바이러스 차단이 가능한 KN95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동이 나 제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한 AP 연합뉴스
우한 폐렴이 소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를 정도로 빠른 확산세를 보이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직접적으로는 중국의 초기 대응 실패와 늦은 정보 제공이 꼽힌다. 중국이 지체한 사이 비행기 등 발달한 이동수단을 이용한 빠르고 광범위한 인파 이동이 전염병 급속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칼럼 ‘다음 팬데믹이 오고 있다’에서 “중국이 경제·정치적 우려 때문에 (우한 폐렴) 정보를 통제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보다 멀리 확산됐다”며 “(뒤늦게) 정보를 알렸지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중국 내 확진자는 41명에서 45명으로 불과 4명이 늘었다. 하지만 이후 나흘 만인 22일 440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중국이 원인 미상의 폐렴 환자가 발생한 것을 알린 것도 초기 내부 보고가 있었던 지난달 12일보다 보름 이상 늦은 31일이었다. 사스도 2002년 11월 16일 광둥성 포산 지역에서 처음 발병했지만, 중국 언론이 보도한 것은 이듬해 1월 말이었고 중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은 4월 말이었다.

중국 정부가 머뭇거리는 동안 우한 폐렴은 빠르게 해외로 확산됐다. 14일 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일본, 한국, 대만 등을 지나 일주일 만에 미국에 도달했다. 대부분 확진자는 비행기를 이용한 우한 방문객이었고, 각국은 공항 검색을 강화했다. 싱가포르는 중국 전역에 대해 폐렴 증상이 있는 방문자는 전원 격리 조치키로 했고 일본은 입국 시 우한 방문자는 별도 서류를 작성토록 했다. 중국 소재 대북 전문관광사인 영파이오니어투어스는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1월 22일부터 모든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을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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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 간 전염’까지 확인되며 공포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춘제(중국 설)가 오면 임직원에게 세뱃돈을 주는 전통을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 지난 20일 하루에만 8301만 8000명이 이동한 중국 내 상황을 감안했다. 바이러스 대응용 마스크는 공급 부족 상태다. 일본의 한 상점은 중국 손님을 금지하는 게시문을 붙였다. 정부 수준의 검역만으로는 보균자 격리가 완벽하지 않다고 본 셈이다.

이런 대응에도 2003년 사스 이후 2012년 메르스까지 10년이던 전염병의 발병 주기는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최근 우한 폐렴까지 5년으로 짧아지는 추세다. 백신 개발도 상용화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린다. 지구온난화로 바이러스의 활동기간이 늘어난 데다 바이러스가 동물을 숙주로 사람에게 전염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근본적으로 범지구적인 포괄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20-0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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