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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돌려막기, 우회 자금지원…라임 총체적 위법 드러나

손실 돌려막기, 우회 자금지원…라임 총체적 위법 드러나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20-02-14 15:22
업데이트 2020-02-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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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라임 사태’ 피해자들
구호 외치는 ‘라임 사태’ 피해자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피해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검찰 수사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2.14 연합뉴스
3개 모펀드 중 위법 다수 확인된 무역금융펀드는 상반기 중 분쟁조정
라임, 신한금투 해외펀드 부실 알고도 조작, 은폐
1조 6700억원 중 절반 이상 손실 처리, 환매·관리계획 수립 유도


금융감독원이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3개 모(母)펀드 중 하나인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의 불법행위가 확인돼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올 상반기 중 조정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라임은 장기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면서 개방형, 단기 폐쇄형 구조를 채택해 유동성 리스크를 야기했다”며 펀드구조 설계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특히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등으로 원금 이상의 자금을 투명성이 없는 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부실한 구조의 펀드가 운용됐지만 라임의 내부 통제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이종필 전 부사장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손실 돌려막기’, ‘우회 자금지원’ 등 위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손실 돌려막기는 특정 펀드의 손실발생을 피하고자 자신들이 운용하는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해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것이 수차례 반복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투자자들은 손실이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을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

라임의 무역금융펀드가 운용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도 펀드 부실 발생을 숨긴 채 정상 운용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2018년 6월 자신들이 투자한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의 기준가가 산출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같은해 11월까지 매달 기준가가 0.45%씩 오른 것으로 임의 조정했다.

또 해외사무 수탁사로부터 IIG펀드의 부실과 청산절차를 알리는 이메일을 받았으며, 2019년 1월에는 투자금액의 절반인 1000억원을 손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또 다른 해외펀드인 BAF펀드도 같은해 2월쯤 폐쇄형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라임과 신한금투는 두 해외펀드가 손실 난 것을 은폐하고자 해당 펀드를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팔고, 그 대가로 약속어음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라임에 따르면 환매를 중단한 사모펀드 전체 1조 6700억원 가운데 56%에 달하는 9373억원 상당은 이미 손실처리됐다. 게다가 라임과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대출금을 선순위로 회수해 가면 투자금 전액을 날리는 투자자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라임이 적법·공정한 절차를 통해 펀드 투자자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환매·관리계획 수립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분쟁조정에 대해서는 우선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된 무역금융펀드부터 조정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다음달 초부터 조사에 나서는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무역금융펀드 외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1층에 ‘라임펀드 분쟁전담창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달 7일 기준 분쟁신청 건수는 214건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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