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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이젠 모스크로 이용”

터키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이젠 모스크로 이용”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02 09:33
업데이트 2020-07-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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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항공 촬영한 터키 이스탄불의 관광 명소 아야 소피아. 2일 터키 최고법원은 이곳을 박물관에서 모스크로 전환하는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스탄불 AFP 연합뉴스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항공 촬영한 터키 이스탄불의 관광 명소 아야 소피아. 2일 터키 최고법원은 이곳을 박물관에서 모스크로 전환하는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스탄불 AFP 연합뉴스
터키 이스탄불의 유럽 쪽에 자리한 관광 명소 아야 소피아는 이슬람 모스크이기도 하지만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겐 박물관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기 532년 비잔틴(동로마) 제국의 황제 유스티아누스 1세의 명령으로 짓기 시작해 537년 완공돼 1000년 가까이 세상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명성을 얻었다. 13세기 4차 십자군 원정대에 점령 당해 동방정교회의 보금자리 지위를 잃었다. 그리고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장악하면서 술탄 메흐메드 2세의 명령에 따라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이용되다 1930년대 박물관으로 지정돼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됐는데 터키 국가위원회가 다시 모스크로 바꾸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지난해 레쳅 타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방선거 과정에 공약한 내용인데 법원은 2일 회의를 열어 이를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다만 법원은 앞으로 15일 안에 이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는데 공표를 미루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오랫동안 이런 주장을 펴왔는데 이슬람권에서도 가장 세속적인 터키의 야당은 이런 움직임에 반대해 왔다. 세계 각국의 종교와 정치 지도자들이 터키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수백만명을 신도로 거느린 동방정교회 지도자도 반대를 표명했다.

리나 멘도니 문화부 장관은 정부 내 위원회 승인도 받지 않고 “광적인 국수주의와 종교 분위기”에 휩쓸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대해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비난했다. 에르네스토 오톤 라미레스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그리스 일간 타 네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터키 정부에 서한을 보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1616년 아야 소피아의 건축 기술을 그대로 본떠 블루 모스크가 들어설 때까지 이곳은 과거 콘스탄티노플로 불렸던 이 도시의 유일한 모스크였다. 오스만 제국이 무솔리니 이탈리아 정권의 편에 들었다가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 멸망하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이끄는 민족주의 정권이 이곳을 재건했다. 이곳을 재개관하기 일년 전에 이곳에서는 종교 의식을 행하지 못하게 막는 법을 통과시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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