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 9만 8000원·상한가 ‘화려한 데뷔’
단숨에 시총 10조 육박… 코스피 26위로
자사주 산 임직원 1인당 9억 벌어 ‘대박’
빅히트 엔터·카카오게임즈 등 IPO 예고환불받은 SK 청약금 30조 재투자 가능성
“잘된 사례만 보고 묻지마 투자는 금물”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SK바이오팜 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대표 등이 참석했다.
뉴스1
이 자리에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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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주식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매수 주문이 쏟아지며 시초가(9만 8000원) 대비 가격제한폭(29.59%)까지 급등해 12만 7000원을 기록했다. 시초가란 장이 열리기 직전인 오전 8시 30분~9시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접수해 합치되는 가격에서 결정된다. SK바이오팜 주식은 최고점에서 시초가가 정해졌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정해지고 개장 뒤 상한가까지 기록한 것을 뜻하는 주식시장 은어)을 친 것이다.
주가 급등으로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이날 9조 9458억원으로 불었다. 코스피 시총 순위 26위(우선주 미포함)에 해당한다. 또 지난달 청약을 통해 SK바이오팜 주식을 손에 쥔 투자자는 이날 하루만 1주당 2.6배(160%)의 수익을 얻었다. 또 우리사주 배정 물량으로 평균 1만 1820주를 얻은 이 회사 직원들도 ‘대박’의 꿈을 꾸게 됐다. 공모가 기준으로 보면 5억 7918만원인데 이날 평가금액이 15억 114만원까지 뛰어오르면서 1인당 9억 2196만원의 평가 차익을 확보했다. 다만 SK바이오팜 임직원들은 보호예수기간인 1년 동안 팔 수 없어 당장 현금을 손에 쥘 수는 없다. 조정우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서 “지금 꿈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얻어 냈다.
하지만 잘된 사례들만 보고 묻지마식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공모주들이 장기적으로는 성과가 좋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2014년 12월 상장한 삼성생명은 공모가가 11만원이었지만 현재 4만 5300원(2일 종가 기준)이다. 또 2017년 5월 상장한 넷마블의 공모가가 15만 7000원이었는데 현재 10만 6000원이다. 결국 기업 가치를 잘 따져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투자를 해야 안전하다는 얘기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20-07-03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