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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碧眼)의 한국인 현무린 “김연경 선수와 태극 마크도 함께 달고 싶어요”

벽안(碧眼)의 한국인 현무린 “김연경 선수와 태극 마크도 함께 달고 싶어요”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09-23 16:28
업데이트 2020-09-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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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한국인 현무린 흥국생명 지명
V리그 여자부 역대 최저 취업률 33% 뚫고
역대 귀화 선수로는 두번째로 프로 입단
올해 ‘배구명문’ 세화여고에서는 유일
현무린(19)이 지난 22일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2번째로 흥국생명에 호명되며 프로무대를 밟게 됐다. 사진은 세화여고 시절 경기에 임하고 있는 사진.   현무린 선수 본인 제공
현무린(19)이 지난 22일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2번째로 흥국생명에 호명되며 프로무대를 밟게 됐다. 사진은 세화여고 시절 경기에 임하고 있는 사진.
현무린 선수 본인 제공
벨라루스 태생 벽안(碧眼)의 한국인 현무린(19)은 지난 22일 열린 20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V리그 출범 이래 최저 취업률인 33%를 뚫고 귀화 선수로는 KGC인삼공사 이영(중국 태생, 은퇴) 이후 역대 2번째로 프로 배구 선수의 꿈을 이뤘다. 상위 지명 선수와 달리 정식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는 수련 선수지만 연봉 2000만원을 받는 엄연한 프로 선수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지명된 13명 신인 선수 중 12번째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세화여고에서는 그가 유일했다. 현무린은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처음 호명됐을 때 세화여고까지만 듣고 제 이름을 못 들었다”며 “드래프트를 함께 지켜보던 친구들이 나오라고 해서 그제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 이후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먼저 러시아어로 “저를 뽑아준 흥국생명에 감사하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한 뒤 다시 한국어로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부모님은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심장이 멈추는 기분이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흥국생명에 지명된 현무린이 세화여고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뛰고 있다.  현무린 선수 본인 제공
지난 22일 흥국생명에 지명된 현무린이 세화여고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뛰고 있다.
현무린 선수 본인 제공
2001년생인 그는 체육 교사인 어머니가 한국인 새아버지와 재혼한 뒤 2009년 한국으로 와 ‘율리아 카베트스카야’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귀화 절차를 밟으면서 그의 아버지가 지어준 한국 이름 무린(珷潾)은 한자로 옥돌 무(珷)에 맑을 린(潾)으로 맑고 밝은 삶을 살라는 의미다. ‘한국에서 귀화인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었냐’고 묻자 그는 “어떤 사람들은 제가 ‘외모 때문에 프로에 뽑혔다’고 말했다”며 “사람들이 하는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지난 22일 흥국생명에 수련선수로 지명된 현무린이 세화여고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현무린 선수 본인 제공
지난 22일 흥국생명에 수련선수로 지명된 현무린이 세화여고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현무린 선수 본인 제공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눈여겨봤던 선수”라며 “계속 성장하고 있는 점, 뚜렷한 자기 목표, 배구에 대한 강한 열정이 기회를 준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 선수는 이번 드래프트에 소화 가능한 포지션으로 윙 스파이커 뿐만 아니라 리베로도 적어냈다. 배구 선수치고 작은 신장(169cm)인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윙스파이커로 활약했지만 수비에도 강점이 있다. 그는 “키 작다고 기 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레프트로 공을 때려 본 경험이 공을 받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수비가 재밌고 서브에도 자신있다”며 “시켜주시는대로 다 소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 22일 흥국생명에 지명받은 현무린(19)이 세화여고 레프트로 경기에 나서 스파이크를 때리기 위해 점프한 모습. 그는 배구 선수 치고 작은 신장을 가지고 있지만 고교 시절에는 주전 윙스파이커로 활약해왔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소화 가능한 포지션으로 라이트와 레프트 뿐만 아니라 리베로 포지션도 적어냈다.  현무린 선수 본인 제공
지난 22일 흥국생명에 지명받은 현무린(19)이 세화여고 레프트로 경기에 나서 스파이크를 때리기 위해 점프한 모습. 그는 배구 선수 치고 작은 신장을 가지고 있지만 고교 시절에는 주전 윙스파이커로 활약해왔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소화 가능한 포지션으로 라이트와 레프트 뿐만 아니라 리베로 포지션도 적어냈다.
현무린 선수 본인 제공
어릴 적 우상인 ‘배구여제’ 김연경과 한 팀에서 뛰게 된 소감을 묻자 그는 “영광스럽다”며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태극마크를 함께 달고 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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