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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국민의힘 자진 탈당… 이해충돌 ‘꼬리 자르기’ 우려

박덕흠, 국민의힘 자진 탈당… 이해충돌 ‘꼬리 자르기’ 우려

이근홍, 김진아 기자
입력 2020-09-23 17:46
업데이트 2020-09-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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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당에 부담 안 줄 것”… 의원직은 유지
국민의힘도 자연스럽게 진상조사 손 떼
정치권 이해충돌 근절 기회 묻힐까 걱정
민주 “이해충돌방지법 정기국회서 처리”
국민의힘도 의지 보이고 있어 통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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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전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전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가족 명의의 건설회사를 통해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23일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이 조사를 맡길 외부 윤리관을 찾는다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선제적으로 당적을 버린 것이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업계 현장의 고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해 국토위에 있었다”며 “그동안 불거진 의혹은 제 개인과 관련된 의혹이기에 진실을 규명하면서도 당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당적을 내려놓는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직위를 이용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은 결단코 없었다”며 “무소속 의원으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맞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박 의원의 탈당으로 국민의힘 의석수는 103석이 됐다.

박 의원의 탈당으로 여야 간 정치 공방은 잦아들게 됐지만 사건의 실체 규명은 한층 더 어렵게 됐다.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만들고 복수의 외부 윤리관에게 신속 조사를 맡기겠다던 국민의힘은 자연스럽게 진상조사에서 손을 떼게 됐다. 지역구를 가진 박 의원은 자진 탈당을 하더라도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이어 갈 수 있다. 이날 탈당으로 국민의힘과 박 의원 모두 어느 정도 정치적 부담을 던 셈이다. 다만 ‘당 지도부와 상의해 탈당을 결정했나’라는 질문에 박 의원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8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해충돌 방지법을 정기국회 내 통과시키겠다”며 “새로운 법안을 만들기보다는 이미 정부가 발의한 법안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 있으니 이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살펴보고 정리해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6월 이해충돌 방지법을 제출했고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 민형배 의원과 김남국 의원이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한 상태다.

국민의힘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해충돌 방지는 국회의원 윤리의 핵심인데 문제는 ‘이해충돌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원칙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고 예외 없는 기준과 전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20-09-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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