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장관 국회 긴급 현안보고 참석
卞 “책임 통감… 큰 분노 느낀 국민께 사과”
與 “진상조사 결과로 평가받을 각오해야”
野 “투기 연루 공직자 패가망신 쉽지 않아
엄포만 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대국민 사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01차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를 받고 있다.2021. 3. 9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생각에 잠긴 국토부 장관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변창흠(앞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뒤쪽은 변 장관과 함께 출석한 장충모 LH 사장 권한대행이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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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변 장관은 LH 사장 재직 시절(2019년 4월~2020년 12월)과 LH 임직원들의 토지 매입 시점이 겹친 데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자 적극 방어에 나섰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LH 사장으로 2년간 재직하며 부패 방지를 위해 조치한 게 있나’라고 묻자 “재직 기간 ‘공기업의 존립 이유는 투명성과 청렴’이라는 이야기를 끝도 없이 했다”며 “노력을 많이 했음에도 제 뜻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심 의원이 재차 “투기에 둔감한 국토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하자, 변 장관은 “토지를 공적으로 개발하는 공공기관과 국토부 직원이 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해 한 번도 다르게 얘기한 적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진상조사) 결과로 평가받겠단 각오로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압박하자 “평소 투기 억제를 위한 제도 개선과 실행에 노력해 왔는데 결과적으로 일부의 일탈이 나타났다. 다시는 투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투기 연루 임직원에 대해서는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변 장관은 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부당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지 묻자 “기본적으로 내부의 비밀정보를 활용해서 이익을 챙긴 경우 엄격한 처벌 규정이 있는데, LH의 내부 규정도 총동원해서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법원 판례에는 공직자의 회의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는 정보도 내부 비밀로 간주한다는 판례도 있다”며 “판례를 따르면 회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은 “여당은 땅투기 연루 공직자를 패가망신시키겠다고 했는데 현행법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엄포만 해놓고 실행을 하지 않는다면 대국민 사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 장관은 외지인의 농지 구입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그는 “도시민이나 외지인이 너무 쉽게 농지를 살 수 있는 제도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변 장관은 앞서 LH 직원들의 땅투기에 대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한 발언을 두고 질타가 쏟아지자 “투기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마치 그것을 두둔한 것처럼 비쳐진 것은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며 “국민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21-03-10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