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깊어진 골 메울 수 있을까

친이-친박, 깊어진 골 메울 수 있을까

입력 2010-06-29 00:00
수정 2010-06-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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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끝내 부결되면서 양 대척점에 섰던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의 당내 입지 변화와 함께 양측이 향후 어떤 관계를 설정해 나갈지 주목된다.

 수정안 부결이 어떤 식으로든 당내 역학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쌓이기 시작한 양측간 감정의 골이 이번 세종시 국면을 거치면서 더욱 깊어져 당이 실질적 분열 국면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양 계파간 갈등이 악화되느냐,아니면 봉합 또는 수습되느냐에 따라 후반기 정국은 물론 차기 총선과 대선 구도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표면상 성적표만 따지면 ‘수정안 결사반대’를 외쳐온 친박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함으로써 승리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친박이 수적 열세에도 불구,사실상 야당과의 ‘공조’를 통해 친이 주류의 일방독주를 저지함으로써 당내 입지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상대적으로 친이는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양측 모두 패자”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양측은 수정안 처리 과정에서 도저히 좁혀질 수 없는 간극을 재확인했다.

 서로를 겨냥한 감정 섞인 발언을 여과없이 쏟아냈고,‘한나라당’이 아닌 ‘두 나라당’임을 드러내면서 심각한 민심이반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6.2지방선거의 패배의 한 원인이 양측간 갈등과 분열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제 관심은 양측이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이다.

 지금처럼 사사건건 각을 세우며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느냐,아니면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소통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느냐가 관심사다.

 현재 양측 모두 상호 소통 부재를 인정하면서 원만한 거중 조정 및 균형점 모색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이는 친이,친박 관계없이 “분열은 곧 공멸”이라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후반기 개헌과 권력구조개편 등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이슈가 산적해 있어 계파간 통합은 결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개헌 이슈를 고리로 당이 본격적인 분열 국면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은 여야 갈등을 넘어 당내 심각한 계파간 갈등과 불신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면서 “당 화합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지만 정국 구도상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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