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승자인가 패자인가

박근혜, 승자인가 패자인가

입력 2010-06-29 00:00
수정 2010-06-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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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의 29일 국회 부결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행정기관이 옮겨가는 세종시의 원형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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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반대토론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반대토론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9개월을 끌어온 세종시 논란의 승자가 박 전 대표라는데 이론이 거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내세우며 원안으로 정면승부를 걸었던 박 전 대표는 일단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과거 경제발전 과정에서 간과돼온 약속,신뢰 등의 무형의 가치를 선진국형 정치 덕목으로 부각시키는 동시에 이를 자신의 정치적 ’트레이드 마크‘로 삼는데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그로서는 또 하나의 정치적 자산을 쌓은 셈이 됐고,이는 이해득실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해온 과거 정치문화에서 그를 차별화시키며 향후 대권가도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종시 논란은 ’박근혜의 힘‘을 또한번 확인시키는 계기이기도 했다.

 세종시 수정입법의 무산으로 그는 작년 미디어법 처리 때와 비슷하게 자신의 파워를 당내에 과시했다.

 정치적 영향력이 더욱 확고부동해지면서 앞으로 여야를 떠나 힘의 중심이 그에게 쏠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세종시 원안은 박 전 대표 자신만의 철학이 아니라,6.2지방선거를 통해 충청권의 민심으로 입증됐다는 점은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을 해줬다.

 여기에 더해 세종시 원안을 통한 국토균형발전론을 주장함으로써 당초 의도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충청권에서 입지를 다진 셈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처‘도 없지 않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현재 권력‘인 이 대통령과 한치의 양보없이 정면충돌한 것은 ’화합 행보‘와 거리가 있을 뿐더러,장기적으로 여권의 대권주자를 노리는 그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원안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강경하고 고집스러운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힘없는 비주류‘의 모습이 옅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계파 정치‘를 부인하지만 세종시 논란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계파대결의 양상을 띠면서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계파의 중심부에 있었다는 점도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원칙과 철학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친이계에 돌이킬 수 없는 불신과 상처를 심어주었고,2012년 대선 정국에서 결과적으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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