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 의미 담긴 ‘코피노’란 말 쓰지 마세요”

“비하 의미 담긴 ‘코피노’란 말 쓰지 마세요”

입력 2013-02-14 00:00
수정 2013-02-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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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한인총연합회, ‘코필 가족’ 인식 바로잡기 나서

“’버려진 불쌍한 아이들’이라는 비하의 의미를 담게 된 ‘코피노(Kopino)’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필리핀 한인들이 한국과 필리핀 혼혈에 대한 인식 바로잡기에 나섰다.

필리핀한인총연합회는 14일 “코피노로 불리는 일부 2세들 역시 다문화 ‘코필(Kor-Fil) 가족’의 일원으로, 코피노라는 명칭의 사용은 없어져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도 검증된 단체를 통해 조직적·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피노’는 ‘코리안(Korean)’과 ‘필리피노(Filipino)’의 합성어. 국내에서는 주로 정식 결혼을 하지 않은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나 아버지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게 됐다.

일부에서는 그 숫자가 많게는 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인회의 이종섭 수석부회장은 “코피노라는 용어는 현지에서 먼저 쓰이기 시작한 말도 아니며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불분명한 표현”이라며 “또 소위 코피노의 현황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못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데다 모계사회이고 다문화에 열려 있는 필리핀의 특성상 이들이 혼혈아라는 이유로 멸시받고 차별받는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필리핀에는 현지인과 결혼해 사는 한인들이 ‘코필가족협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고 이들 중에는 필리핀 사회 주류층도 많다”며 “코피노로 불리는 아이들도 이들의 일원으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몇 년 새 방송 등을 통해 필리핀 싱글맘이 키우는 한인 2세들의 이야기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코피노 돕기’를 표방한 단체들이 여럿 생겨나 일회성 지원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한인회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비싼 항공비, 호텔비를 지불하면서 우르르 몰려와 현수막 걸고 사진 찍는 행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지원 채널을 공식화하고 지원 방향도 교육 지원사업에 초점을 맞춰 이들이 한국과 필리핀 사이의 가교가 될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인회는 앞으로 코피노 용어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글을 필리핀 내 동포 매체에 일제히 기고해 주의를 환기하는 한편 코필가족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도움이 필요한 2세들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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