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진보정당 만들려는 것 아니다”

안철수 “진보정당 만들려는 것 아니다”

입력 2013-06-04 00:00
수정 2013-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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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노동계 소리 반영엔 동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3일 신당의 이념 정체성과 관련, “진보 정당을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 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앞서 한 강연에서 ‘안철수 신당’의 기조를 ‘노동 중심의 진보 정당’이라고 한 것을 교정한 셈이다.

안 의원은 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단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서민과 자영업자, 노동계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데는 최장집 이사장의 언급에 100%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진보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며 토의해 가면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진보라고 하면 우리 정치 특성상 그 틀 속에 빠져서 헤어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동자 정책 방향과 안보가 기존 진보와 다를 수도 있는데, 기존의 진보로만 규정하면 프레임(틀)에 빠져 버려 할 일은 못 하고 설득에만 역량을 소모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독자세력화가 새누리당에 어부지리가 될 수 있다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기성 정치와 싸우려는 것이지 민주당과 경쟁하기 위해 정치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민주당과 싸우려고 했다면 정치에 나올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10월 재·보선에 모든 선거구에 다 (후보를) 내는 것은 아니다. 형편대로 후보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양당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하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가는 길이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목숨을 걸고 정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최 이사장은 이날 한 토론회에서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다”면서 “기존의 정당은 이들 소외 세력의 소리를 대표하지도, 대변하지도 않는다”면서 안 의원의 신당 창당 불가피성을 거듭 역설했다. 반면 지난해 대선 때 안 의원의 국정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안철수 현상의 주체는 개혁적인 중산층과 경제에 대해서는 진보적이고,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중도개혁층”이라며 “노동 중심 진보신당론은 중도 세력을 소외시킬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내부적으로 이념적 갈등 양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듣겠습니다’라는 주제로 국회 입성 후 첫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3-06-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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