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마식령 스키장에 집착하는 이유

북한 김정은이 마식령 스키장에 집착하는 이유

입력 2013-06-05 00:00
수정 2013-06-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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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재 군인들이 건설 중인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에 유별난 애정을 보이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전날 주민과 군인에게 마식령 스키장 건설을 올해 안으로 끝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직접 호소문을 발표해 건설 성과를 독려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 제1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26일 마식령 스키장 건설장을 직접 찾아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이처럼 마식령 스키장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것은 우선 이 스키장이 북한에서 처음으로 일반 주민에게 개방되는 대규모 스키장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에는 북포태산 스키장과 베개봉 스키장, 삼지연 스키장 등 3개의 스키장이 있지만 이 스키장들은 각각 호위사령부(경호부대)와 특수부대, 스포츠 선수들만을 위한 훈련용 스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스키장들은 일반 주민이 이용할 수 없는데다가 모두 교통이 불편한 양강도 삼지연군에 밀집해있다.

하지만 마식령은 강원도 원산시에서 40km 정도 떨어져 있고, 평양-원산 고속도로 등이 이곳을 지나기 때문에 교통도 편리해 관광지로서는 최적의 장소다.

김 제1위원장이 다른 곳도 아닌 스키장 건설을 위해 호소문까지 발표하며 집착하는 것은 그가 ‘스키 마니아’인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2010년 9월 스위스에서 유학한 적 있는 김 제1위원장이 스키를 좋아한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지난해 12월 평양을 방문해 만난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김 제1위원장을 ‘스키 전문가’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당시 원 부부장은 김 제1위원장이 직접 마식령 스키장 건설을 발기했으며 스키장 위치도 그가 직접 정해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규모 스키장 건설은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와 특별히 강조하는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주민들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스키장 건설 목적이 “인민들과 청소년들에게 더욱 문명한 생활조건을 마련해주기 위함”이라고 밝혔으며 마식령 스키장은 ‘문명국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이 최근 수립한 ‘원산-금강산지구 종합관광계획’의 중요한 일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종합관광계획은 갈마비행장을 통해 원산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여름이면 원산의 명소 송도원 해수욕장과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찾고 겨울이면 마식령에서 스키를 즐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이미 군용비행장이던 갈마비행장을 국제비행장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며 원산시내 호텔들을 리모델링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정전협정 60주년인 올해 대규모 건설성과를 통해 ‘반미 대결전에서의 승리’를 주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북한이 특별히 스키장 같은 문화휴양시설에 집중하는 것은 김정은 시대 들어 ‘사회주의 문명국’과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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