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국정원장 자리 떠날 각오로 공개”

“남재준 국정원장 자리 떠날 각오로 공개”

입력 2013-06-25 00:00
수정 2013-06-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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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전 국정원장 “국기 훼손” 반발

국가정보원이 24일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국회에 전격 전달하게 된 배경에 남재준 국정원장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게 여권 내부의 보편적인 진단이다. 여권의 한 주요 인사는 “남 원장이 스스로 자리를 떠날 각오를 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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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정원장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남재준 국정원장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이 인사는 “남 원장은 스스로 정치로부터 독립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이를 추진해 오는 과정에서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국가정보기관이 국정감사를 받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주변에 몇 차례 전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직원들에 따르면 남 원장은 임명 직후 직원들 앞에서 “(정치 중립에 대해) 나를 믿어 달라”는 말을 종종 해 왔으며, 인사청문회에서 “나도 정치중립 지킬 테니 정치권도 지켜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국정원이 법률 검토를 마친 뒤에도 정치를 의식했더라면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도 있었겠지만, 남 원장은 군인 출신으로서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상 국가 주권의 문제인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논란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국정원은 검찰이 지난 2월 대선 때 제기된 NLL 관련 고소·고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원의 회의록을 공공기록물로 판단한 것을 근거로 이 기록물을 기관장의 판단으로 일반기록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검찰은 “대통령 보좌기관이 아닌 국정원이 자체 생산한 후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 내에서 관리한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은 24일 “대화록 공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국기를 엄청나게 훼손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화록을 주도적으로 만든 김 전 원장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상회담 대화록은 1급 비밀로 분류해 영구보관토록 조치하고 나왔다”면서 “그런 기록물을 일반에 공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이 댓글을 통한 선거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엄청난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이번 대화록 공개가 정보기관의 재편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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