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안철수 정동영 영입론 군불때기
‘중도파 소외론’으로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중도세력과 원외중진 인사들을 추가로 받아들여 몸집을 불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비대위원직 제안을 고사한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향한 비대위 참여 압박 여론이 높아지는 데다 정동영 상임고문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당내 한 중도파 의원은 26일 “중도 쪽에서는 김한길, 안철수, 정동영 등 세 사람의 비대위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김·안 전 공동대표는 불참 의사가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도파 의원들은 이날 오후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3선 의원들의 간담회에서 이들 3명의 비대위원 참여를 다시 한 번 촉구할 예정이다.
이상민 의원은 전날 김·안 전 공동대표를 차례로 찾아가 “당에서 영향력있는 분들이 일부 비대위에 참여했으니, 나머지 분들도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비대위원직 수락을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김성곤 김동철 유성엽 의원도 지난 23일 문 비대위원장을 방문해 안철수계, 손학규계,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등 3대 중도세력을 대변할 비대위원 임명을 요청한 바 있다.
비대위 확장 요구가 거세지는 것은 각 계파 수장들의 연합체로 구성된 비대위의 무게중심이 사실상 범친노(친노무현) 쪽으로 쏠려있다는 중도세력의 불안감 탓이다.
특히 ‘대리인이라도 참여시켜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중도파 사이에서는 차기 총선 공천경쟁에서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따라서 중도파 의원들은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고 나머지 비대위원과 ‘급’이 맞는 김·안 전 공동대표를 거듭 설득하면서, 정 상임고문까지 함께 참여시키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정 상임고문에 대해선 당의 원로인사 일부도 적극 추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마음을 완전히 돌리지 않고 있어 여전히 비대위 확장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김·안 전 공동대표는 직전 당 대표로서 비대위 체제 출범의 원인을 제공한 마당에 다시 비대위에 참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또 중도파들의 요구에 밀려 비대위원직을 받아들일 경우 사실상 특정 세력을 대변하게 돼, 과거 당 대표 시절 ‘계파 패권주의를 해소하겠다’는 선언을 스스로 깨는 모양새라는 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소나마 비대위원직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전 대표와 달리 안 전 대표는 당과 거리를 두고 자신을 추스린다는 태도여서 “비대위원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는 말이 주변에서 나온다.
안 전 대표가 끝내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면 대신 정 상임고문과 김 전 대표만이라도 비대위에 참여할 것으로 중도파는 기대하고 있지만, 비대위 내에서 정 상임고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