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은 27일 박근혜 대통령 집권 이후 한국이 중국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 보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드러내던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해외판은 ‘중·한관계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들자’는 제하의 칼럼에서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구상’을 내놓으면서 관련국들로부터 일제히 지지를 받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또 박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은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2008년 5월 27일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첫 방중을 맞아 ‘이명박의 평형 외교’라는 제목으로 한국이 미·일 관계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냉전사고의 유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塋)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방문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확신하고 이 자리를 빌려 미리 원만한 방중 성공을 축하한다”며 호의를 드러냈다. 이 역시 이 전 대통령 첫 방중 때 친강(秦剛) 당시 대변인이 한·미동맹을 정면 비판해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켰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는 박 대통령이 전임자와 달리 대외관계를 언급할 때 미, 중, 일, 러 등 순으로 중국을 일본보다 먼저 부른다는 점을 적시했으며, 관영 차이나데일리도 박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을 먼저 찾는 순방 관례를 깨고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 왔다며 박 대통령 시대 들어 한국 외교 속 중국의 지위가 격상됐다고 전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전 청와대를 인터뷰차 방문한 중국 국영TV의 앵커에게 중국어 경구를 써 줘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중앙(CC)TV의 유명 앵커 루이청강(芮成鋼)은 27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박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육필 경구와 사인 사진을 공개했다.

박 대통령은 ‘人生在世只求心安理得就好了’(인생재세지구심안리득취호료)라고 썼다. ‘살아가는 동안 도리에 맞게 맘 편히 살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라는 뜻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