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요헤이 “한·일 상호간 존중·존경이 중요”

고노 요헤이 “한·일 상호간 존중·존경이 중요”

입력 2013-02-14 00:00
수정 2013-02-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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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이 안보와 경제 문제에 있어서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그 바탕에는 서로 존경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확실하게 구축돼 있어야 한다.”

서울신문과 도쿄.주니치신문 공동 주최로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국제포럼에서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이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서울신문과 도쿄.주니치신문 공동 주최로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국제포럼에서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이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에서 “북한 문제 대처는 물론,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향후 중미 관계를 고려할 때 한일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게 유익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노 전 의장은 1977년 후쿠다 다케오 일본 총리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시한 ‘후쿠다 독트린’이 오늘 날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 있어서 안보와 경제적 이익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서로 대등한 협력자로서 존중하고 사회·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정한 친구로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상호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일간 신뢰 관계가 구축되기 위해서 일본이,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국을 식민지화하고 일본식 가치관을 강요했던 역사적 사실을 진지하게 직시하고 확실하게 반성하는 게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965년 한일 기본조약과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 선언이 그나마 한일 상호 신뢰 관계의 기초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일파트너십 공동 선언까지 일본이 식민지 지배에 대해 명문화한 사죄를 하지 않았던 것은 부당한 처사였다고 돌이켰다. 1998년에야 ‘인의’라는 바탕에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는 이야기다. 고노 전 의장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되풀이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누구나 참배할 수 있는 새로운 국립 위령시설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일본 정부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인의에 반하는 처사”라며 약속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일본이 역사 문제를 진지하게 마주하고 반성해야 할 점을 반성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진정한 친구로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매우 유리한 관계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노 전 의장은 강연 말미에 일본 유학중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 사람을 구하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2년 전 외무대신을 지낼 당시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이수현 사건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수현은 많은 일본 사람의 마음에 남았고, 일본 사람들은 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청년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갖게 된 근거가 됐을 정도로 대단히 큰 사건이었다”며 “양국이 진정한 친구로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답을 찾는 것이 한국과 일본 젊은 세대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원로 정치인으로 관방장관, 자민당 총재, 외무대신 등을 거친 고노 전 의장은 관방장관 시절이던 1993년 8월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의 뜻을 담은 이른바 ‘고노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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