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꽃제비’ 9명 끝내 라오스에서…

탈출 ‘꽃제비’ 9명 끝내 라오스에서…

입력 2013-05-30 00:00
수정 2013-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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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탈북자 신분세탁… ‘기획북송’ 새수법 등장

“북송 반대”
“북송 반대” 탈북자 단체 회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앞에서 ‘북송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라오스에서 붙잡혀 북송 위기에 처한 ‘꽃제비’ 출신 탈북자 9명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라오스로 탈출했다가 북한 외교관에게 인도된 ‘꽃제비’ 출신 탈북자 9명의 중국 추방 사건은 북한의 허를 찌르는 ‘기획 북송’에 한국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외교적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29일 정부 및 탈북단체 등의 설명을 종합한 결과 북한은 탈북자 9명이 라오스에서 불법 월경자로 체포된 직후 정상적인 여행자로 사실상 신분을 세탁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북한의 라오스 현지 공관이 이들 9명에게 단체여행 증명서를 발급해 중국 경유 비자를 받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의 개입을 차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즉, 라오스에서 불법 월경자였던 탈북자 9명의 신분이 지난 27일 경유지인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에 입국할 때는 정상적인 여행자 신분으로 둔갑했다는 의미다.

이들은 북한 관계자들에 의해 27일 밤 11시쯤 베이징으로 호송된 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법적으로 개입할 여지를 북한이 의도적으로 없애 버린 셈이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시한 뒤 “기존의 탈북자 북송 패턴과 전혀 다른 이례적인 방식이어서 정밀하게 분석하며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북한이 라오스 정부를 상대로 총력적인 외교전을 펴는 사이에 우리 외교 당국이 이 같은 기류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해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공관은 27일 탈북 고아들이 중국으로 압송될 때까지도 영사 면담을 성사하지 못했다.

15~22세(남7, 여2명)의 탈북자 9명은 전날 오후 고려항공 편을 통해 평양에 압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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