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급 - 장관급 주장 맞서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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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통은 형식상 노동당 외곽 기구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나 민족경제협력위원회처럼 남한의 민간단체를 상대하는 ‘반관반민’(半官半民)은 아니다. 우리의 민주평통처럼 대통령 자문기구가 아니고 집행기구로서 그동안 남북 당국 간 회담에도 참여해 왔기 때문에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공식 조직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강 국장이 속한 서기국은 이 가운데서도 핵심 기구로 알려져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서기국은 형식적인 직급보다 실질적 위상이 높기 때문에 서기국장이면 조평통의 제1부위원장(장·차관 중간급) 정도로 봐야 한다”며 “조평통 위원장이 공석인 지금은 조평통의 1인자”라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가 도래한 이후 김정일 인맥이 대거 물러난 상황에서 강 국장이 새로운 대남사업 실세로 떠올랐다는 설도 강하다. 북한군 총참모부도 총참모장과 부총참모장, 작전국장이 있지만 부총참모장은 명목상의 지위일 뿐 작전국장이 실질적 2인자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통일부가 서기국장의 직급이 높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며 “청와대의 고집 앞에 그게 아니라고 말을 못한 게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손사래를 쳤다. 통일부 당국자는 “서기국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활동을 행정적으로 도와주는 곳이다. 민주평통 사무처 정도의 역할을 하는 기구의 장”이라고 반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6-13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