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통위 개성공단 방문…왜 수용했을까

北, 외통위 개성공단 방문…왜 수용했을까

입력 2013-10-24 00:00
수정 2013-10-24 16: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남북관계 개선 메시지”…”대북정책 변화에 정치권 활용 의도”

북한이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한 달 넘게 계속된 남북관계 냉각 국면에서 북한이 모처럼 ‘유화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갑자기 연기하고 나서 남한을 향한 강경한 태도를 이어왔고 박근혜 대통령을 여러 차례 실명으로 비난해왔다.

또 이달 말 열기로 합의했던 개성공단 외국기업 투자설명회도 무기한 연기되는 등 남북관계의 보루인 개성공단마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남북이 23일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의 운영·관리에 관한 부속합의서를 체결한 데 이어 외통위의 개성공단 방문에도 합의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의원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이는 남북합작 공단이지만 엄연히 북측 영토인 개성공단에서 북한이 남한 입법기관의 감사활동을 허용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이 외통위 방북을 허용한 것은 개성공단 문제는 물론, 전반적인 남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외통위에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비판적인 야당 의원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외통위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한 데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전환되기를 기대하며 정치권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그동안 남한 정부를 거세게 비난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의 끈을 놓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노동신문은 24일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반통일대결정책”이라고 비난하면서도 관계개선을 위해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외자 유치에 힘쓰는 북한 입장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대외 여건을 유리하게 만드는데 중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남한의 대북정책과 여론을 살펴가며 남북관계 개선에 다시 적극성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외통위의 방북 허용은 북한이 한반도 교류와 협력, 평화를 위한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받아들이겠다는 메시지”라며 “앞으로 남북이 조금씩 양보하면 남북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는 분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