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 웬만큼 많이 먹어도 무해하다?

MSG 웬만큼 많이 먹어도 무해하다?

입력 2010-04-02 00:00
수정 2010-04-0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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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라면이나 스낵과자 등 가공식품 포장에 ‘무(無)MSG’ 또는 ‘MSG 무첨가’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다. 인공조미료를 기피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식품업계의 마케팅이다.

엠에스지(MSG)는 Mono Sodium Glutamate 즉 글루타민산나트륨의 줄임말이며 ‘향미증진제’ 즉 인공조미료의 대명사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MSG는 평생 웬만큼 많이 먹어도 해롭지 않은 안전한 첨가물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MSG를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GRAS)’로 여기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식량농업기구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 역시 1일섭취허용량(ADI)를 정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한 품목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970년대 미국에서 중국 음식을 섭취한 후 나타나는 졸음과 두통, 상체 압박감, 무기력 등이 보고되면서 이 증상이 ‘중국음식점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 CRS)으로 명명되기도 했다.

보건당국인 이 증상과 MSG 사이에 인과관계가 직접 증명되지 않았고 일부 예민한 사람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이 MSG 기피심리를 ‘근거 없는 불안감’이라고 불평하면서도 ‘MSG 무첨가’ 등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표현이 소비자를 기만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MSG가 녹은 형태인 글루타민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이기 때문에 치즈나 간장 같은 단백질 식품에는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단백질이나 아미노산이 함유된 식품이라면 ‘무MSG’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MSG 무첨가’라는 표현이 더 많이 쓰이지만 이 역시 소비자가 MSG가 함유돼 있지 않을 것이라고 속을 수 있다.

식약청이 지난 2007년 ‘무가당’이라는 표현을 식품 광고·표시에 사실상 금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특히 ‘단백가수분해물’(hydrolyzed protein)을 쓴 식품은 MSG를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백가수분해물의 아미노산 함량이 5~20%에 이르기 때문에 글루타민산을 다량 함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DA는 단백가수분해물 등 글루타민산이 많이 들어 있는 원료로 만든 식품에 ‘MSG 무첨가’ 표시를 하는 것을 허위.과대표시(’misleading’) 행위로 간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MSG를 쓰지 않는다고 광고하는 대형 라면업체는 ‘5-이노신산이나트륨’과 ‘5-구아닐산이나트륨’이라는 향미증진제를 쓰고 있다. MSG는 아니지만 향미증진제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 두 물질은 MSG나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글루타민산의 효과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상석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식품업체들은 MSG에 대한 불안감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MSG 무첨가’ 같은 표현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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