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본격 인양] 수심 얕아 無감압 작업 가능… 함미인양 시간문제

[천안함 본격 인양] 수심 얕아 無감압 작업 가능… 함미인양 시간문제

입력 2010-04-14 00:00
수정 2010-04-14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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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앞바다는 13일 오전 1시에 풍랑주의보, 오후 3시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하루종일 3∼4m의 파도가 치고 초속 14∼18m의 바람이 불었다. 사나운 날씨 탓으로 인양작업은 거의 진척이 없었다.

함미가 있는 해역에서는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 현장에는 함미와 굵은 쇠사슬로 연결된 2200t급 크레인선만 보이고 나머지 인양 선단은 모두 인근 연안으로 피항했다. 함체를 싣기 위해 등장했던 3000t급 바지선도 용기포항으로 이동했다. 함수 침몰 해역에는 함체 인양을 위해 닻을 내린 3600t급 크레인선만 떠있고 주변으로 해군 구조함 평택함과 아시아 최대 상륙함 독도함이 거센 파도를 이기고 자리를 지켰다.

●파도 2m이하 돼야 작업재개

인양팀은 14일 오전까지는 날씨가 안 좋아 사고 해역으로 나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오후부터 날씨가 호전될 것으로 보여 인양작업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인 것은 천안함 함미가 옮겨진 백령도 남방 1.4㎞ 지점의 해저 상황이 대체로 양호해 조기 함체 인양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곳은 수심이 22∼23m로 전에 있던 지점(45m)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無)감압 작업이 가능해 1회 잠수시간이 40∼50분으로 늘어난다.

침몰 당시 지점은 바다물길의 길목인 데다 해저가 계곡 지형이어서 유속이 빨랐으나 함미가 옮겨진 지점은 바닥이 평평하고 암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최대 유속을 13일 2.1노트(초속 0.51m), 14일 2.3노트로, 전 지점의 최대 유속을 13일 4.3노트, 14일 4.5노트로 분석했다.

☞[사진] 17일만에 드러낸 천안함 함미…어떤 모습?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함미에 걸 마지막 체인인 3번째 체인을 연결하는 데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미 인양을 맡은 88수중개발 이청관 전무는 “잠수사들이 유도용 로프를 함체에 거는 데는 10∼20분이면 끝나고 와이어(쇠줄)와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은 크레인으로 하기 때문에 다 합쳐도 1∼2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함미에 첫번째 체인을 연결하는데는 순수 작업시간 기준으로 4∼5시간, 두번째 체인은 6∼7시간 걸렸다.

이 전무는 “14일부터 사리가 시작돼도 정조 시간에 30분 정도는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함미를 인양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파도가 2m 이하로 잦아들어 작업이 재개되면 함미 인양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인양업체의 공식 입장이다.

이날 천안함 실종자 가족 80명은 천안함과 똑같은 내부구조를 가진 영주함을 방문했다. 12일 저녁 실종자가족협의회가 해군2함대 사령부에 요청해 13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이루어졌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영주함의 내부를 들여다보며 자식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동진(19) 하사의 어머니 홍수향(45)씨는 “오늘 방문으로 우리 아들이 왜 그렇게 부사관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는지 알 수 있었다.”면서 “이 사고만 안 났다면 자기 꿈을 다 이룰 수 있었을 텐데….”라고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박경수(30) 중사의 사촌형 경식(36)씨는 “제 동생은 보수공작실에서 생활했다는데 이렇게 좁은 곳에서 근무를 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더 아팠다.”고 말했다.

●실종 승조원에 4월급여 지급

한편 해군은 고(故) 남기훈, 김태석 상사와 실종장병 44명에게 지난 9일 4월 급여를 지급했다고 13일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원래 급여일은 10일인데 주말이어서 하루 일찍 지급했다”면서 “20일에도 4월분 수당을 정상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김양진기자 kimhj@seoul.co.kr
2010-04-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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