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주민들 “실종자 모두 있었으면…”

백령도 주민들 “실종자 모두 있었으면…”

입력 2010-04-15 00:00
수정 2010-04-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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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 인양작업이 벌어진 15일 백령도.

 주민들은 인양 현장이 바라다보이는 용트림 전망대 등에 올라 20일 넘게 바다에 가라앉아 있던 함미가 물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긴장된 모습으로 지켜봤다.

 이날 오전 9시부터 함미 인양이 시작되자 주민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용트림 전망대를 찾았다.

 일부 주민들은 인양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려고 집에 보관하고 있던 망원경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진촌리에서 온 김하율(77)씨는 “배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배가 살아나오는 것 같다”라며 “그 안에 있는 실종자들도 살아나왔으면 좋으려만…”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양 작업이 본격화된 지난 4일부터 매일 용트림 전망대를 찾았다는 최순미(52.여)씨.

 최씨는 “함미가 올라오는 것을 보니 기분이 착잡하다”며 “우리 아들도 군대에 가 있어서 실종자 가족들이 어떤 심정일지 알 것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함미가 전체 모습을 드러내자 주민들은 “실종자들이 다 있어야 할 텐데”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배수 작업을 지켜봤다.

 이날 낮 12시50분께 시신 여러 구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주민들은 “몇 구가 발견됐느냐”며 초조한 표정으로 실종자 수색이 잘 이뤄지길 바랐다.

 같은 시각 중화동 포구.

 이곳에서도 이날 오전 함미가 인양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이른 시간부터 나와 바다에 떠있는 대형 해상크레인을 바라봤다.

 지난 며칠 간 날씨가 좋지 않아 인양작업을 걱정했던 주민들은 맑은 날씨에 안도감을 표하며 인양이 잘 마무리되길 기도했다.

 송음전(78.여)씨는 “사람들이 죽었더라도 다 있기만 했으면 좋겠다.실종자 가족들이 얼마나 애가 탈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이금자(66.여)씨는 “인양이 잘 마무리돼 여기 있는 주민들이 까나리도 잡으러 가고 굴도 많이 땄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중화동 포구를 지나가는 차들도 멈춘 채 한동안 서서 인양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장촌 포구와 중화동 포구 해안에는 해병대 장병 200여명이 방제복을 입은 채 만일의 기름 유출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었다.

 한편,함미가 보이는 백령도 곳곳에는 인양작업을 보도하려는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 취재에 열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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