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미 도착 앞둔 가족들 힘겨운 ‘버티기’

함미 도착 앞둔 가족들 힘겨운 ‘버티기’

입력 2010-04-17 00:00
수정 2010-04-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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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에서 승조원 시신을 수습한 후 첫 번째로 맞는 주말인 17일 해군 2함대에 머무는 희생장병 가족들은 침통함 속에서 함미 도착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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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실종 장병들의 시신이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임시 안치소로 들어서자 유가족들이 슬픔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천안함 함미 내부에서 발견된 실종 장병들의 시신이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임시 안치소로 들어서자 유가족들이 슬픔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소 150-200여명의 가족들이 남아있는 2함대 임시 숙소에는 주말을 맞아 이른 아침부터 친지 200-300명이 찾아와 아들과 남편 등을 잃은 슬픔을 위로했다.

 가족협의회 이정국 대표가 전날 쓰러져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등 가족들 상당수는 일시적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슬픔을 삭이고 있다.

 안동엽 상병의 이웃이라고 밝힌 한 부부는 이날 부대정문 접수처에서 안 상병 가족과 통화가 안돼 부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애를 태우다 20여분만에 부대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 부부는 “이 상황에 전화받을 정황이 있었겠어요”라며 부대 측이 제공한 버스에 올랐다.

 아직까지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장병의 가족들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계속 눈물을 쏟아내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모습이다.

 이들은 특히 16일 오후 10시 함미 부분을 싣고 백령도 앞바다를 떠난 3천t급 바지선이 이날 자정께 부대 내 평택군항에 도착한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함미가 도착하면 시신을 찾지 못한 8명의 실종장병 가족들과 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함미 내부를 다시 한번 수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날이 어두워 내일 오전에 이뤄질 예정이다.

 시신을 찾지 못한 장진선 하사 외삼촌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고 할 입장도 안된다”며 “오늘 함미가 도착하면 바로 보러 들어갈지,가족 몇 명이 갈지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함미 도착을 포함한 모든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실종자 가족의 함미 수색이 끝나면 민.군 합동조사단이 사고원인 파악을 위한 정밀조사를 벌이게 된다.

 가족협의회 최수동 언론담당은 “함미가 날이 어두운 야간에 들어오기 때문에 내일(18일) 오전에 함미 내부를 살펴볼 계획”이라며 “실종된 8명을 아직 찾지 못해 숙소에 있는 가족들은 더 침통한 분위기”라고 숙소 분위기를 전했다.

 협의회는 군 당국이 순직 장병에 대한 ‘전사’ 처리여부를 사고 원인이 규명되고 나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2일부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정신적 충격에 따른 치료를 받아오던 천안함 최원일 함장은 16일 퇴원해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 돌아왔다.

 2함대 주변 원정초등학교에는 전날 고 김경수 중사의 딸(8)이 결석했을 뿐 희생장병의 자녀들은 학교생활에 적응해가고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미에서 찾지 못한 이창기(40) 원사의 외동아들(13)은 오는 22일 열리는 전국학생발명대회 평택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발명품 제작에 정성을 쏟는 등 가족과 친구들의 배려속에 생활하고 있다.

 이 군은 올해 초 반 배치고사에서 전교 2등을 해 장학금을 받았을 만큼 성실한 학생으로 알려졌다.

 원정초등학교 측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직접 보살피면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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