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을 경련약·항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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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9 00:00
수정 2010-04-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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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 등 피부 부작용… 심하면 치사율 30~40%

한국 등 아시아인들의 치사율이 30~40%에 이르는 의약품 피부 부작용이 지난해 국내에서 50여건이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경련약이나 항생제 등 약품을 투여한 후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이나 독성표피괴사융해(TEN)가 발생한 사례 47건이 보고됐다.

SJS와 TEN은 피부가 붉게 변하면서 표피가 피부층으로부터 분리되는 부작용으로 발열과 두드러기 물집이 생기고 심하면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TEN의 치사율은 30~40%에 이르며,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SJS와 함께 두 질환을 SJS/TEN으로 묶어서 부른다.

식약청은 지난해 보고된 의약품 피부 부작용 47건 가운데 8건은 SJS/TEN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나머지 39건은 약물이 원인이거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례로 분류했다. 지난해 다국적제약사의 경련약을 투여한 후 SJS/TEN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30대 초반 남성이 약을 처방한 S병원과 제약사,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내기도 했다.

SJS/TEN은 특히 아시아인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과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안전성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JS/TEN의 발생 위험은 중국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HLA-B 유전자의 변이체인 ‘HLA-B*1502’와 강한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인 국가에서는 1만명에 1~6명이 발생하지만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발병 위험이 10배가량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홍콩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인구의 15% 이상이 양성 반응을 보여 SJS/TEN에 취약했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1% 미만이 HLA-B*1502 유전자를 가졌지만, 백인과 흑인에 비해서는 이 유전자를 가진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0-04-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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