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 감동주는 늘 새로운 무대 만들것”

“팬들에 감동주는 늘 새로운 무대 만들것”

입력 2010-04-19 00:00
수정 2010-04-1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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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28~29일 소아암 어린이돕기 콘서트 앞둔 조용필

“아버지가 환갑을 맞았을 때 60세는 정말 나이가 많은 것으로 느꼈어요. 일을 하다 보니 요즘엔 그리 많다고 생각되지 않네요. 예전엔 환갑에도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염려한 적도 있었죠. 막상 되어 보니 이전과 다른 것 없이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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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
가수 조용필
가왕(歌王) 조용필이 환갑이 됐다. 모두들 가왕의 기분이 궁금했을 터. 지난 16일 저녁 서울 서초동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만난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주변에서 많이 축하해 줬습니다. 팬들의 (환갑 기념)신문광고도 너무 고마웠죠. 그러나 나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아요. 옛날에는 노래만 부르면 됐는데, 요즘은 무대 연출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는 정도가 달라진 것 같네요.”

●“음정 낮춰 부를 바엔 은퇴해야”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가족 3대가 함께 즐기는 비치보이스 공연을 보고 부러웠는데 요즘 자신의 콘서트도 조금씩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미소짓는 조용필은 세월에 장사 없다지만 자신은 그런 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10년 전 앨범을 꺼내 들어봐도 지금 목소리와 차이를 잘 모르겠다는 것.

2005년 예술의전당에서 14일 동안 쉬지 않고 라이브를 할 때 목 상태를 염려해 노래 하나를 단 한 차례 반음정 내려 불러본 적이 있는데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아 이후로는 음정을 절대 낮추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목소리에 자신있다는 이야기다. “나이가 들면 자기 노래의 음정을 낮춰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제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하는 날이 오면 은퇴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스스로 얼마나 꺼림칙하고 실망스럽겠어요.”

●“환갑 되니 좋은 일 더 많이 하고 싶어”

다음달 28~29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한 콘서트 ‘러브 인 러브’를 연다. 남들은 엄두도 내기 쉽지 않은 올림픽주경기장 단독 공연이 조용필에게는 2003년 35주년 기념 공연을 시작으로 벌써 다섯 번째다.

이번에는 이틀간 10만명이라는 최단 기단 최다 관객 동원을 꿈꾸고 있다. 앞서 어린이날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자선무대에도 오른다.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꿈’과 ‘친구여’를 부를 예정이다.

“환갑이 되니까 좋은 일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소아암 어린이 돕기 콘서트는 매년 해 보고 싶어요. 소록도도 한 번은 가 보고 싶은 곳이었죠.”

조용필은 세월보다 콘서트 이야기에 더 즐거워했다. 대형 야외공연은 날씨, 바람, 소리 반사 등 꼼꼼하게 신경 쓸 부분이 산더미 같지만 수많은 관중들을 음악에 몰입시킬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흐뭇해했다. 공연 준비가 제대로 안 되면 정말 속상하지만 어려울 것 같았던 문제를 해결하면 희열을 느낀다고 말할 때, 늘 쓰고 다니는 짙은 선글라스 속에서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음을 느꼈다. 환갑이었던 지난 3월21일에도 이번 공연 준비를 위한 업무 협력차 해외에 있었다고 한다.

공중을 떠다니는 무빙 스테이지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는 계획도 깜짝 공개했다. ‘소아암 어린이와 관련된 3차원(3D)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이 갈라지면 공중에 뜬 채 등장한 무대가 서서히 착륙한다,

공연 중반 이후 무대는 관객 머리 위로 6m 떠올라 스탠드석의 관객들을 향해 80m가량 움직였다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무대는 트랜스포머처럼 공중에서 2층으로 변신한다, 무대 바닥은 투명하게 만들어져 밑에서 위를 볼 수 있다….’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입이 딱 벌어졌다.

●“관객에게 감동주는 것도 사회환원”

“평생 한두 번 한국에 오는 해외 유명가수 공연은 보는 자체로 만족할 수 있겠지만 해마다 콘서트를 하는 저는 팬들에게 뭔가 감동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합니다. 나이 많은 사람이 아직도 공연하더라는 말보다 조용필 공연에 갔더니 이런 것도 하더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솔직히 비용이 많이 들어요. 얼마인지는 비밀입니다(웃음). 팬들이 즐겁다면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이것도 사회 환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도 정말 멋진 공연을 봐야 할 권리가 있고,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2003년 18집 ‘오버 더 레인보우’ 이후 새 앨범 발표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조용필은 “19집은 잇단 공연 준비 때문에 홀드된(멈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차원의 앨범이 아니라 가요계 맏형으로서의 책임감이 담긴 앨범이기 때문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조용필은 껄껄 웃는다. “부담을 주시네요. 하하하. 노력해 볼게요.”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10-04-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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