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받아들이고 병마와 싸워 이겼다”

“현실 받아들이고 병마와 싸워 이겼다”

입력 2010-07-20 00:00
수정 2010-07-2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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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마비 극복 서울대병원 주임교수된 전범석 씨

사지마비로 쓰러졌던 의대 교수가 기적처럼 재활에 성공해 국내 최고 권위의 서울대병원 주임교수가 됐다. 의지의 주인공은 서울대병원 신경과 전범석(52) 교수. 그는 지난 16일 서울대의대 인사에서 신경과학교실 주임교수로 발령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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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석 교수
전범석 교수
서울대의대 신경과학교실 주임교수는 본원인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3개 병원 65명의 의료진(교수 23명·전공의 42명)을 이끄는 등 누구나 선망하는 자리. 발령 후 전 교수는 담담하게 사지마비를 이겨낸 과정을 돌아보았다. 그는 자신이 헤쳐온 과거를 ‘치열하게 자신과 싸웠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2004년 6월5일. 후배와 함께 남한산성을 오른 그는 정상에서 갑자기 쓰러졌고, 이후 팔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마비상태에 빠졌다. 국내 최초로 태아의 뇌세포를 파킨슨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해 주목을 받던 신경외과 전문의가 자신의 분야인 신경마비 증세로 병상에 누운 처지가 된 것.

●산행중 쓰러져 팔·다리 마비

이때부터 지난한 자신과의 싸움에 나섰다. 수족마비라는 자신의 상태를 냉철하게 진단하고, 주치의와 함께 치료를 시작했다.

●긍정의 힘 믿고 재활치료

사고 직후만 해도 상황이 최악이었으나 긍정의 힘을 믿고 재활에 전념했다. 그는 “마비 원인이 척수 손상이었는데, 그때 호흡이 마비되지 않았던 것도 기적이고, 넘어질 때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뇌 손상을 받지 않은 것도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처절한 사투 끝에 사고 9개월 뒤 기적처럼 마비를 이겨냈고, 이후 50여편의 SCI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해오고 있다. 물론 사고 전처럼 환자도 진료한다.

●9개월만에 기적… 진료·연구전념

지금도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그는 틈만 나면 실내 자전거를 타고, 매일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도 받고 있다. 전 교수는 “누구나 큰 사고를 당하면 실망과 좌절에 빠지지만, 그래서는 절대 병마를 이길 수 없다.”면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병마와 싸워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0-07-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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