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날 총기 자살 경찰 간부…업무 스트레스 심해

승진날 총기 자살 경찰 간부…업무 스트레스 심해

입력 2013-06-03 00:00
수정 2013-06-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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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지 이동 희망…업무 스트레스 가능성, 경제적 어려움도

근무 중 총기로 자신의 머리를 쏴 자살을 기도한 경찰 간부가 끝내 사망했다.

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당직 근무 중 자살을 시도한 용봉지구대 소속 A(48) 경위가 2일 오후 8시 30분께 숨졌다.

A 경위는 지난 1일 오후 3시 8분께 근무지인 용봉지구대 2층 체력단련실에서 머리와 허벅지에 총상을 입고 쓰러진 채 동료 경찰관에 의해 발견됐다.

A 경위는 광주의 한 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에 총알이 관통하고 출혈이 심해 뇌사 상태에서 치료를 받다가 하루 만에 숨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A 경위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A 경위가 다리를 먼저 쏜 뒤 머리에 총을 겨눈 것으로 추정되며 뇌 부위 총상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 경위가 반복된 야근과 사건 처리 과정에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려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A 경위는 오는 7월 인사를 앞두고 자신의 집 근처에 위치한 다른 지구대로 옮기고 싶다는 뜻을 동료에게 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동료에 따르면 A 경위는 평소 말수가 적은 성격으로 사건 당일에도 별다른 대화 없이 혼자 업무를 봤으며 이전에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호소하거나 치료를 받은 적은 없었다.

A 경위가 근무한 용봉지구대는 대학가와 유흥가가 밀집돼 있어 112 신고 사건이 연간 8천100건에 달하는 지역으로 그는 평소 가족들에게 지구대의 격무로 힘들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당일 근속 승진한 A 경위는 3년 전 광주 북부경찰서로 받아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당직 수당이 있는 지구대 근무를 희망, 지난해 용봉지구대로 발령받은 뒤 소속 팀을 한 차례 옮겼다.

A 경위는 최근 보증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89년 경찰에 입문한 A 경위는 범인 검거 등으로 20여 차례 표창을 받기도 했다.

A 경위의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경찰은 조직 내 분위기 쇄신과 더불어 과중한 업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의 고통을 호소하는 직원들에 대해 전문심리상담사와 연계해 치료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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