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악 100일’ 보도자료 30쪽→3쪽 줄어든 사연

‘4대악 100일’ 보도자료 30쪽→3쪽 줄어든 사연

입력 2013-06-04 00:00
수정 2013-06-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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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과 함께 ‘4대 사회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척결에 나선 경찰이 ‘홍보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우려, 4대악 척결 100일째를 맞아서는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청은 4일 이성한 경찰청장 등 지휘부와 현장 경찰관, 전문가, 관련 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4대 사회악 근절 100일 추진상황 점검 및 향후 과제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애초 경찰은 지난 100일간 4대악 척결사업 추진 경과와 검거 실적, 향후 계획 등을 담은 30쪽짜리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날 배포된 보도자료는 토론회 취지를 요약한 3쪽짜리 분량이었다.

이는 경찰청이 4대악 척결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지시한 탓에 일선 경찰관들까지 홍보 부담에 시달린다는 지적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찰이 4대악 척결사업을 시작한 이후 본청과 각 지방청은 물론 일선 경찰서에서도 UCC 동영상 등 각종 홍보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평소 대언론 홍보와 거리가 먼 보안, 정보 등 부서까지 아이디어를 짜내 4대악 홍보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4대악 척결 캠페인에는 교육기관인 경찰대 인력까지 투입됐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4대악 중 불량식품을 뺀 나머지 3가지는 경찰이 당연히 대응해야 하는 범죄들인데 대통령이 ‘4대악’이라는 용어를 썼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홍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게다가 탈주범 이대우가 서울까지 진출한 것으로 확인돼 검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마당에 4대악 척결 실적을 내세우며 자화자찬하는 것이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4대악 척결사업과 관련해 홍보에만 치중한다는 등 비판 여론을 고려해 100일째 행사는 그간 상황을 점검하고 반성할 점 등을 공유하는 정도로 조용히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100일간 추진사항과 향후 계획 보고, 주요 사례 발표, 자유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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