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 거래로 수백억 탈세 혐의…그룹 전·현직 임원중 첫 영장
CJ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7일 이재현 회장의 ‘금고지기·비자금 관리 총책’으로 알려진 CJ글로벌홀딩스의 신모 부사장에 대해 특가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회장도 오는 15일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했다.검찰 관계자는 “신 부사장은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 상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고, 긴급 체포까지 했다”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혐의를 입증할 증거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 부사장은 2005~2010년 CJ그룹이 여러 계열사를 통해 주식을 차명 거래하고 경영상 이익에 따른 소득세 등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이후 CJ그룹 전·현직 임원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전날 신 부사장을 소환해 조사하던 중 밤늦게 긴급 체포로 전환, 신병을 확보했다. 신 부사장의 영장실질심사는 8일 오후 2시 열린다.
신 부사장은 CJ그룹이 해외 사료사업 지주회사로 홍콩에 설립한 CJ글로벌홀딩스 대표로, CJ그룹이 홍콩에서 운영하는 여러 특수목적법인의 설립을 대부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을 거점으로 차명계좌를 통해 이 회장의 국내외 비자금을 관리하고 역외 탈세에 관여하는 등 이 회장의 비리를 파헤칠 ‘키맨’(핵심 인물)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부사장을 비롯해 이 회장의 전직 자금 관리인인 이모씨 등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임직원들 조사에서 비자금 조성 지시자로 이 회장을 특정한 만큼 이 회장의 사법처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전·현직 임직원 조사와 계좌추적 결과 타 기관에 의뢰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이 회장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3-06-08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