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헌혈하면 ‘특별외박’ 논란

전의경 헌혈하면 ‘특별외박’ 논란

입력 2013-06-23 00:00
수정 2013-06-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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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수급 안정 대책” vs “대가성 헌혈은 문제”

‘헌혈하면 특박 보내준다?’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일부 전의경 중대에서 헌혈증을 외박증과 바꿔주는 특별외박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논란이다.

혈액수급 안정에 도움을 주는 아이디어라는 시각도 있지만, 헌혈을 대가로 휴가를 준다는 발상 자체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 경찰지침에 따라 전의경은 복무기간 21개월 동안 정기휴가 3차례(28일), 두달에 3박4일씩 정기외박, 한달에 4일 외출 등 영외활동이 가능하다.

경기청은 2010년 자기계발활성화 방안으로 ‘전의경관리 패러다임 개선계획’을 만들어 각종 자격증을 따거나 외국어 어학능력시험에서 일정 수준의 점수를 받은 경우 등 부대장 재량에 따라 최대 2박3일의 특별외박을 주고 있다. 특박은 총 20일 이내로 제한됐다.

일부 전의경 중대 부대장들이 헌혈을 한 전의경에게 재량으로 1박2일 특박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헌혈특박 제도를 시행하는 부대 전의경 상당수는 수차례 헌혈로 특박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경기청 소속 한 의경은 “특박을 가거나 휴가에 특박을 붙여 가기 위해 헌혈을 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헌혈특박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한 경찰관은 “혈액 부족문제를 해결하면서 전의경도 선행 대가로 외박증을 얻을 수 있으니 양쪽 다 좋은 것 아니냐”고 전했다.

대한적십자 경기도혈액원 관계자는 “헌혈할 때 건강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1년에 5회를 넘지 않게 철지히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헌혈이 남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박을 대가로 한다는 것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도 있겠지만 사실 혈액수급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반면 헌혈을 대가로 전의경에게 특박이라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른 경찰관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대가를 받고 헌혈을 한다면 무분별한 헌혈 탓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과거 ‘매혈’도 금지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현행 혈액관리법은 ‘금전, 재산상의 이익이나 그밖의 대가적 ‘급부’를 받고 혈액을 제공하거나 사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기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헌혈은 좋은 일이지만 휴가라는 ‘대가’를 건다면 전의경에게 헌혈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재량권에 따른 특박제도다보니 중대에 따라 헌혈특박 제도가 있거나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청 관계자는 “헌혈특박에 장단점이 있는 만큼 부대장이 부대원들의 의견을 조율해 재량권 아래에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박이 남용되지 않도록 영외활동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청에는 총 23개 중대에 전의경 2천800여명이 복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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